[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긴 재활을 하고 첫 등판인 것을 감안하면 너무 잘던졌다."
내년을 바라보는 SK 와이번스에겐 기대감이 중요하다. 내년에 잘해줄 수 있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여러가지 옵션을 만들 수 있고 그것이 두터운 전력층이 된다.
SK는 또한명의 5선발 후보를 발견했다. NC 다이노스에서 2차 드래프트로 데려온 우완 투수 정수민이다. 정수민은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4⅔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 동점이던 5회말 2사 1루서 이태양으로 교체됐다. 투구수는 66개였다. 최고 145㎞의 빠른 직구와 포크볼, 커브를 적절하게 구사했다. 1회초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초반 불안감을 보였지만 이후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400여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했다.
정수민은 2008년 미국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던 해외파 투수다. 군복무 후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8순위로 NC에 입단했다. NC에서 지난해까지 4년간 62경기에 등판해 6승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91을 기록.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과 후방 뼛조각 제거술을 받았고 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아 이적했다. 이번이 SK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첫 1군 경기였다.
SK 박경완 감독대행도 정수민의 활약에 놀란 듯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박 대행은 "1회 1,2번 타자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뒤로는 무난하게 경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NC시절 상대 투수로 봤던 정수민과 비교를 해달라는 말에 박 대행은 "NC 때는 볼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엔 제구력 쪽에서 안정감이 있어 보였다. 1회에만 좀 흔들렸을 뿐 이후엔 제구가 좋았다. 그점이 보완된 것 같다. 스피드는 NC 때와 비슷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145㎞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선발 투수는 분명히 매력이 있다. KIA전처럼 안정된 제구력을 계속 보여준다면 충분히 내년시즌 5선발 후보가 될 수 있다. 박 대행은 "우리 팀에 또한명의 5선발 자원이 생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수술과 재활 끝에 등판한 것을 생각하면 너무 잘 던졌다. 내년시즌 5,6선발로 생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꼭 선발이 아니더라도 우리 팀에 롱릴리프 투수도 필요하기 때문에 롱릴리프로도 활용할 여지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수민이 2차 드래프트 성공사례가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을 보인 첫 등판이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