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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브리핑]지고 있는데도 벤치를 시끄럽게 만든 SK 윤희상을 본 박경완 대행.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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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윤)희상이가 귀감이 되는 선배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와 만난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SK가 지고 있는 상황에 수비를 하고 있을 때 오히려 SK 벤치가 들썩였다. 보통 수비할 때 벤치가 시끄러울리는 없다. 마운드에 윤희상(35)이 있었기 때문이다.

윤희상은 8일 두산전서 0-5로 뒤진 8회초 팀의 5번째 투수로 나섰다. 2018년 11월 12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686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섰다.

어깨 수술을 받으며 재기를 노린 윤희상은 긴 재활 끝에 2020시즌이 끝나기 전 1군에 올라왔고 이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렸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정수빈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윤희상은 김재호를 중견수 플라이, 박건우를 3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가볍게 삼자범퇴로 끝냈다. 투구수는 15개. 최고 구속도 143㎞까지 나왔다.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9일 경기전 윤희상에 대해 "이대로 끝내기는 선수가 아쉬울 것 같았다. 2군에서도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1군에 올렸고, 경기에 투입했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구속이 나쁘지 않았다"라고 좋은 평가를 했다.

윤희상으로선 올시즌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상황.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던지는 것에 박 대행은 좋은 인상을 받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기합을 넣으면서 던지기가 쉽지 않은데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라고 했다.

박 대행이 더 놀란 건 벤치의 분위기였다. 박 대행은 "희상이가 올라가기 전부터 벤치가 웅성웅성했다"면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고 내려오는데 지고 있는데고 선수들이 크게 환호해 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희상이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윤희상이 앞으로 계속 선수생활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예전에 선발 투수로 뛰었던 윤희상이지만 지금은 선발 경쟁이 쉽지 않다. 게다가 불펜 투수로 연투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박 대행은 "솔직하게 말해서 연투는 힘들고 던지고 나면 이틀을 쉬어야 컨디션을 이어갈 수 있다"라고 윤희상의 상태를 설명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