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수비수 윌커 앙헬(27·아흐마트 그로즈니)은 지난 3월초 아내가 둘째딸을 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새 생명이 태어난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을 테지만, 기약도 없이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가 부녀의 만남을 방해했다.
조국 베네수엘라가 코로나 감염예방 조치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러시아 리그에서 뛰는 앙헬은 딸을 보러 갈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 지난 7월 왼팔꿈치 골절상을 입어 미국에서 수술 및 재활치료를 받았다.
앙헬은 파비올라, 첫째딸 빅토리아(6), 그리고 생후 7개월 된 막내 미아와 영상 통화로 그리움을 달래야 했다. 웃고, 또 울었다.
눈물로 지새운 9개월. 앙헬은 드디어 둘째딸을 품에 안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베네수엘라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딸은 훌쩍 커있었다.
앙헬은 "얼마나 힘든 시간인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계실 것"이라며 "내 가족들이 내 마음과 영혼을 채웠다"고 개인 SNS에 감격적인 만남의 순간을 표현했다.
파비올라는 "9개월을 기다린 끝에야 남편을 만날 수 있었다. 늘 가족이 다같이 만나는 순간을 생각했다. 이 순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긴 시간 함께하진 못했다. 앙헬이 대표팀 훈련 합류차 카라카스로 떠나야 해서다. 베네수엘라는 9일 콜롬비아를 상대한다.
이 감독 스토리가 전해진 뒤 앙헬을 콜롬비아전 선발로 기용해달라는 팬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하지만 앙헬은 9월 21일에야 부상에서 복귀했다. 7월 중순 이후 단 3경기에 출전한 터라 이날 선발출전할지는 미지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