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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히어로]배제성의 7이닝 쾌투, '한계치' KT 마운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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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구름 위를 걷고 있는 KT 위즈는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윗물의 달콤함에 도취된 게 아니다.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턱밑까지 찬 숨 탓에 일그러진 얼굴을 감추기 위해서다. 여전히 피말리는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터. 약한 모습을 보이며 분위기가 처질 경우 자칫 줄줄이 무너지는 나락으로 빠질 수도 있다. 최근 유한준 박경수 등 부상자까지 줄줄이 나오면서 KT의 2위 수성 여부에 대한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8일 사직 롯데전도 KT에겐 위기였다. 앞선 이틀 간 롯데와 1승씩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마운드를 한계치까지 끌어썼다. 6일엔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뭇매를 맞으면서 불펜을 소모했고, 7일엔 불펜데이 끝에 연패 사슬을 끊었다. 선발 등판하는 배제성이 최대한 긴 이닝을 막아주지 못한다면, 2위 수성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시리즈에도 데미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배제성은 롯데전에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롯데 타선에 내준 안타는 단 3개. 4개의 볼넷을 내주고, 2회 2실점하기는 했지만, 단 한 개의 장타 없이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특히 2실점한 2회 이후 5이닝 동안 15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볼넷 두 개만을 허용하며 무안타로 버티는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이 감독의 박수를 받았다. KT는 배제성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나온 대타 문상철의 쐐기 투런포까지 더해 승기를 잡았고, 롯데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6대5 승리, 시즌 마지막 부산 원정을 '위닝 시리즈'로 마감했다.

배제성은 "내 승리보다도 팀이 시즌 최다승을 거둔 경기에서 내가 선발 투수로 던졌다는 것이 가장 영광스럽다"며 "조금 흔들렸던 순간도 있었지만, 야수들이 초반부터 공격과 수비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우형의 리드 덕분에 마운드에서도 평정심을 가지고 던질 수 있었다"며 "(박)경수 선배님이 부상으로 잠시 빠져 있는데, 팀이 조금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할테니 잘 회복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