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변화가 심한 계절에 더욱 위험한데, 너무 춥거나 갑자기 추워질 때 심근경색의 위험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한번 발생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서 고위험군이라면 기온변화에도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충분한 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 정기검진을 통해 심장 건강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의 도움으로 환절기 심장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심근경색, 5년간 30% 증가…남성환자, 여성의 3배
심근경색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30% 가량 늘었다.
2019년 환자를 보면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박창범 교수는 이와 관련해 "심근경색은 식생활 서구화, 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면서 "남의 일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위험인자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다면 질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너무 춥거나, 갑자기 추워질수록 발병 위험 커
심근경색증의 발생은 기온과도 관계가 밀접하다. 극도로 추운 날씨와 더운 날씨 또는 급격한 온도변화가 심근경색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이런 내용이 보고되었는데, 1985년에서 2012년까지 세계 약 7000만 명의 사람들의 사인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의 약 7.7%가 날씨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에서 추위와는 약 7.3%, 더위와는 약 0.4%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온도변화도 심근경색증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독일에서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급성심근경색이나 심장사로 사망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기상상태와 함께 분석한 결과, 평균 5일간 섭씨 10도가 감소하면 심장질환 사망위험도가 10% 정도 증가했다.
▶대부분 가슴 통증…갑작스런 실신·심장마비도
심근경색 환자는 대부분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대개 '가슴을 쥐어짠다' 등을 호소하며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없이도 '명치가 아프다' 또는 '턱 끝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전형적이기는 하지만 흉통없이 구역, 구토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고, '소화가 안 된다', '속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흉통을 말하기도 전에 갑작스런 실신이나 심장마비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광범위한 부위에 걸쳐서 급성으로 심근경색증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추워진 날씨 혈관·맥박·혈압에 영향
왜 기온변화가 심근경색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명확하진 않았지만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피부에 존재하는 추위를 느끼는 수용기관이 자극되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관을 수축시키고 맥박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올리는데 이런 변화들이 심근경색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온이 떨어지면 소변량이 증가되는데 이로 인해 혈액이 농축되어 끈적해진다는 이유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차가운 공기를 흡입하면 여러 자율신경을 자극해 혈관의 혈전 형성과 부정맥을 발생하게 된다는 점도 심근경색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고위험군, 기온변화 심한 환절기 대비 필요
심근경색증은 고위험군이 다양하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거나, 흡연자, 복부비만이 과한 경우 일반인보다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고위험군이라면 한겨울 날씨가 너무 춥거나, 요즘처럼 기온변화가 심한 봄·가을철에는 적절한 대비를 해야 한다.
박창범 교수는 "특히 어르신들은 겨울에 외출하실 때 충분히 따뜻하게 입는 게 중요하다"면서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요즘 같은 봄·가을에 외출하실 때 겉옷을 하나 장만하는 것이 좋고 더울 때는 에어컨을, 추울 때는 난방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