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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CJ컵 우승 트로피 제작자' 김태현 부장 "전 세계 유일무이한 한글 우승 트로피에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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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오는 16일(한국시각)부터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섀도우 크릭 골프장에서 'THE CJ CUP(이하 더 CJ컵)'이 열린다. 이 대회 우승 트로피는 우리 고유 자산인 한글과 직지심체요절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와 관계자 그리고 팬들 사이에서도 회자되고 있는 더 CJ컵 트로피. 트로피의 탄생 배경과 변화된 점을 트로피 제작자 CJ그룹 김태현 부장을 통해 들어봤다.

▶2017년 더 CJ컵 우승 트로피가 공개되면서 독특한 형태와 의미에 골프팬들이 놀랐다.

-더 CJ컵은 대한민국 최초의 PGA 투어 정규대회인 만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트로피를 만들고자 했다. 특히 한국 문화를 온전히 담으면서도 챔피언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한 끝에 '한글'이 떠올랐다. 하지만 무형 자산을 어떻게 유형으로 표현할 지가 다음 고민이었는데 현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철'에서 착안, 지금의 트로피가 탄생하게 되었다.

▶트로피를 디자인하는데 콘셉트와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더 CJ컵에 출전하는 78명의 모든 선수들은 나인브릿지 18번 홀에 있는 다리를 지나가는데 그 의미로 트로피 하단부에 목재 다리를 축소하여 넣었으며 이는 모두의 목표, 기회, 꿈을 실현하는 연결통로를 상징한다. 대회의 콘셉트인 'Bridge to Realization'과 매우 닮아있다. 특히 대회에 참여한 모든 선수들의 이름을 한글로 담으면 외국 선수의 경우 유니크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승한 선수의 이름을 현장에서 즉석으로 골드 처리하여 전달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클 것이라 예상했다.

▶저스틴 토마스, 브룩스 켑카가 우승 했을 때 자신의 한글 이름이 금색으로 되어 있는 걸 가리키면서 웃는 모습을 봤다. 실제로 트로피를 본 선수들과 PGA투어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대부분의 선수들과 PGA 투어 관계자들이 한글이라는 언어에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선수 본인의 이름이 한글로 적혀있는 것에 대해 굉장히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대회 기간 내 클럽하우스 로비에 전시되어 있던 트로피를 보며 사진도 많이 찍고, 본인들의 이름이 위치해 있는 부분을 물어보고 가리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해외 선수 및 관계자들에게는 더욱 독특한 트로피인 것 같은데 그만큼 보람이 클 것 같다. 어떤가.

-초대 우승자이자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마스는 "현재 트로피를 서재에 소중히 전시를 해 놓고 있으며, 한글 이름을 배우고 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트로피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2018년 챔피언 브룩스 켑카는 대회 당시 클럽하우스에 전시된 트로피를 가리키며 "저건 내가 꼭 가져갈 거야"라며 여러 번 욕심을 냈었는데 정말 그 바람을 이루며 좋아하던 모습도 생각난다. 트로피를 받고 좋아하던 모습에 짜릿함을 느꼈고 특히 '한글'이라는 우리 고유 자산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우승 트로피를 제작하는데 있어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청주 고인쇄박물관과 서울국립중앙박물관을 수십 차례 방문했다. 특히 전통방식을 구현하는 금속활자 장인을 만나 설명을 들으며 제작 방식을 오랫동안 고민했다. 처음에는 전통제작 방식을 고려했지만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고 디테일한 표현까지는 제작이 어려워 현대적인 방식을 시험했고 지금의 트로피가 완성됐다. 그리고 늘 어려운 점은 대회 마지막까지 누가 우승할지 모르기 때문에 챔피언 이름을 골드 처리하기 위해 현장 백스테이지에서 긴장하며 기다리는 순간이다.

▶이번 더 CJ컵은 미국에서 열리는 만큼 트로피에도 변화된 부분이 있다. 어떤한 점이며 변화된 트로피는 어떤 모습인가.

-대회장이 바뀌는 만큼 중앙에 들어가 있는 대회 로고가 변경된다. 또한 코로나19 이슈로 현장에서 골드 처리를 하는 방식 대신 '2020 챔피언' 글자에 우선 골드 처리해서 전달하고 대회가 종료된 이후 챔피언 이름을 골드 처리하여 재전달 할 예정이다.

▶트로피가 대회, 그리고 선수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갔으면 하는지.

-멋지고 매력적인 작품이란 정말 잘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시 그 사람밖에 만들 수 없는 작품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 고유의 자산이 담긴 유일무이한 트로피가 선수들에게 그리고 챔피언에게도 그러한 의미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