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리드오프' 허경민이 통했다.
두산 베어스의 4연승 행진 뒤에 허경민 1번 카드가 있다. 두산은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에 이어 6일 인천 SK 와이번스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김태형 감독은 KIA전부터 4연속 1번타자로 허경민을 낙점했다.
올 시즌 두산에서 1번타자로 가장 많이 타석에 선 선수는 박건우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이며 과감한 박건우-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테이블 세터' 조합을 선호해왔다. 허경민, 정수빈도 1번으로 번갈아 출장하고, 또 여러 경기를 뛰어왔지만 현재 타순 조합에서는 박건우-페르난데스가 1,2번에서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판단이 컸다.
최근 박건우와 페르난데스가 다소 주춤하고, 중심 타자들의 컨디션도 오르내리면서 타순에 변화가 생겼다. 허경민을 1번에 배치하고, 박건우를 6번 이후에 뒀다. 허경민의 1번 타자 선발 출장은 6일 SK전까지 포함해 총 13경기다. 6월말과 7월초 1번 타자로 나섰다가 이후 박건우가 다시 1번에 복귀했고, 최근 들어 다시 1번 타순에서 '리드오프' 중책을 맡게 됐다.
공교롭게도 타순 변화 이후 성적이 좋다. 허경민은 올 시즌 1번 타순에서 54타수 24안타 타율 4할4푼4리를 기록 중이다. 그중 2루타가 무려 6개나 된다. 올 시즌 가장 많이 출장한 6번 타순에서도 타율 3할3푼7리(172타수 58안타)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최근 1번 타순에서 장타와 클러치 타격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있다.
2일 KIA전에서는 혼자서 2루타 2개 포함 3안타-5타점 '원맨쇼'를 펼쳤고, 3경기 동안 2루타만 4개 터뜨리는 등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6일 SK전에서도 안타는 1개 뿐이었지만, 그 안타가 2회초 3-0 리드를 만드는 2타점 적시타였다. 단순히 출루 역할 뿐만 아니라 유독 찬스 상황에서 점수를 만들어내는 생산 능력도 활발하다.
앞으로도 타순에 변화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지만, 침체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타순 이동은 두산에게도 큰 힘이 됐다. 최근 타선 응집력이 살아난 두산은 일부 타자들의 슬럼프에도 특유의 뒷심으로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다. 가을야구를 앞둔 시점에서 큰 희소식이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