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다시 돌아온 선발 기회가 팀을 돕는 기폭제가 될까.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이대은을 선발로 등판시키는 방안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시즌 초반 마운드 불안 속에 대체 선발로 합류했던 김민수가 후반에 접어들수록 체력 부담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 감독은 '불펜 데이' 등 묘수를 짜내기도 했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채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돌아온 이대은 활용 쪽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이대은에게 선발은 낯선 자리가 아니다. 지난해 KT 입단 후 출발선이었다. 하지만 기대에 걸맞은 결과물을 내지 못했고, 후반기에 불펜으로 전환해 유의미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올 시즌엔 반대로 불펜에서 출발했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긴 시간을 재정비에 투자했다.
이대은은 전성기였던 일본 시절이나 미국 생활 당시의 선발 등판 때 구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 그러나 140㎞ 중후반의 구속과 긴 이닝 소화 능력을 잘 살린다면 언제든 KT 마운드의 한 축을 이룰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아왔다.
이 감독은 이대은이 선발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김민수를 불펜 롱릴리프로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조각을 맞춰보고 있다. 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이대은을 선발 예고한 그는 "김민수와 이대은 중 누구를 먼저 마운드에 올릴 지 고민했는데, 부담이 적은 이대은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그는 "맞거나 지거나 결과를 떠나 누가 보더라도 인정할 만큼의 구위를 보여준다면 (이대은에게 선발) 기회를 다시 주는 것"이라며 "기대에 닿지 못한다면 순서를 변경하거나 불펜에서 활용하거나 다시 고민을 해봐야 한다. 결국 남은 경기에서의 역할은 이대은 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