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을야구를 향한 롯데 자이언츠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극적 뒤집기를 바라던 롯데는 최근 연승을 토대로 5강 도전의 불씨를 살렸다. 민병헌의 부진과 안치홍 정 훈의 부상으로 위기에 빠졌지만, 2군에서 칼을 간 이병규 오윤석 김재유의 활약을 앞세워 다시금 연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5위 두산 베어스가 여전히 추격 가시권에 있는 상황. KBO리그가 10구단 체제로 전환한 2015년부터 5시즌 동안 무려 4번이나 5위 자리가 막판에 뒤집어졌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롯데의 최근 분위기나 바람은 한낮 꿈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선 여전히 얇은 롯데의 뎁스가 5강 추격전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달간의 2연전 일정을 소화한 뒤 이어지는 크고 작은 부상 소식, 막판 순위 경쟁 속에 매 경기가 총력전으로 흐르면서 더욱 커진 체력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선 예비 자원의 존재가 필수다. 그러나 올 시즌 1군 엔트리를 큰 변동 없이 운영해 온 롯데의 모습을 돌아보면 결국 현재 선수단으로 남은 21경기에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는 쪽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불안요소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2군에서 꾸준히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 데이터를 쌓았던 선수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여전히 신중하 눈치다. 외부가 아닌 내부에 시선을 두고 있다. 상대의 행보에 연연하기보다 가진 힘으로 결과를 내겠다는 것. 최근 그가 내놓은 '복권론'도 비슷한 맥락이다. 누구나 당첨을 꿈꾸는 복권에 과하게 기대를 걸 때 실망도 크다는 게 요지다. 활약 여부가 불투명한 2군 자원보다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1군 선수단 활용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허 감독은 "복권은 어쩌다 걸리는 것인데, 안 걸린다고 실망하고 되새김을 하면 스트레스만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나는 그저 지금 이 선수들(1군)이 최선의 멤버고, 잘 해주길 바랄 뿐"이라며 "당장 큰 변수가 없다면 (엔트리는)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1~2명 정도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다. 엔트리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