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이런 바둑을 둘 수 있구나'란 말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신진서)
"승부보다는 완벽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보여드리겠다." (박정환)
오는 10월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남해군 주요 명소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신진서 vs 박정환 바둑 슈퍼매치'를 앞두고 두 선수가 각오를 밝혔다. 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두 선수는 "승부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누가 이기든 아마도 4대 3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랭킹 1ㆍ2위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펼치는 이번 세기의 대결은 19일 제1국을 시작으로, 21일 2국, 22일 3국, 11월 14일 4국, 16일 5국, 12월 1일 6국, 2일 7국 등 총 7번의 대결을 벌인다. 대국 장소는 남해군의 대표 관광지인 이순신순국공원 관음루(야외), 상주은모래비치 송림(야외), 독일마을 전망대(야외), 물건방조어부림(야외), 노도문학의 섬, 설리 스카이워크, 남해유배문학관 등이다. 특히 4차례의 야외 대국이 포함돼 있어 남해의 천연 비경과 어울려 색다른 풍경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진서 9단은 "박정환 사범은 흔들릴 만한 대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 농심배에서 참 멋있었다"면서 "잘 준비해 최고의 기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박정환 9단도 "신 9단은 생각지못한 번뜩이는 수를 잘 두고, 판단이 빠르다"면서 "현재 최절정기에 있는 신 9단과 좋은 내용을 보여드리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이번 대회를 후원하는 경남 남해군 장충남 군수도 참석했다. 장 군수는 "신진서 사범의 부친과 어렸을 때부터 한 마을에서 자란 막역한 사이"라며 "신진서 사범은 사실상 '남해의 아들'인데 우리 군이 뭔가 해야되지 않느냐는 마음이 하나로 모여 이번 대회가 만들어졌다"고 대회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장 군수는 "세계적인 두 분의 기사가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남해에서 멋진 승부를 펼쳐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9개월 연속 국내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신진서 9단은 올해 LG배 세계기왕전 등 국내외 4개 기전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 49승 5패 승률 90.7%로 역대 연간 최고승률에 도전할 만큼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다. 이에 맞서는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역대 최장기간(59개월 연속), 역대 최다(73회) 랭킹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올해 신진서 9단과의 대결에서 1승 7패로 밀리고 있지만 총 상대 전적은 16승 11패로 여전히 앞서고 있다.
신진서ㆍ박정환 9단은 중국 갑조리그에서 각각 6승 1패, 7승 1패를 거두며 중국 바둑팬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어 국내 주요 언론매체는 물론 중국 매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 신진서 vs 박정환 바둑 슈퍼매치'는 남해군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 주관하며 총 규모는 2억 9천만원이다. 각 대국은 승리 시 150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되고, 패할 시에는 50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90분이며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