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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현장]"동력 얻는게 중요" 2년만에 복귀한 삼성 양창섭, 어떻게 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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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신인 시절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았던 삼성 라이온즈 우완 양창섭(21)이 2년 만에 1군 무대를 밟게 됐다.

삼성은 지난 6일 양창섭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양창섭은 2019년 3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약 1년간 재활을 순조롭게 소화한 그는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1군 복귀를 기다려 왔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선발과 중간으로 10경기에 나가 3패, 평균자책점 5.77을 기록했다. 특히 9월 4경기에는 모두 선발로 나가 합계 24이닝을 던지며 선발로서 실전 감각을 쌓았다.

그러나 1군서 양창섭의 쓰임새는 중간계투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이날 LG 트윈스와의 잠실경기를 앞두고 "중간으로 쓰면서 이닝수와 투구수를 서서히 늘려갈 생각이다. 처음부터 큰 욕심은 안 낼 것"이라며 "2군서 공이 좋아지고 있었고, 길게 볼 필요가 있었다. 1군서는 짧게 짧게 전력 투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즌 막판 삼성 선발 로테이션은 무리없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양창섭을 굳이 선발로 기용할 필요는 없다. 양창섭의 미래를 위해서도 당장 선발로 나서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허 감독은 "올해는 선발까지는 생각 안한다"고 잘라 말한 뒤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지면서 2군 때보다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본다. 그 속에서 자기 모습이 만들어지고 내년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런 걸 목표로 등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삼성은 양창섭을 8월에 1군에 올리려 했다. 그러나 허리 등 잔부상을 입으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허 감독은 "8월에 퓨처스에서 선발 훈련을 할 예정이었지만, 부상 때문에 계획이 흐트러졌다"면서도 "지금부터 중간에서 자기 공을 보여준다면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즌 막판 그를 1군에 올린 배경에 대해 허 감독은 '동력'을 언급했다. 투수로서 자신감을 갖게 하고 내년 시즌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다. 허 감독은 "1군에서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동력을 갖게 하기 위해 올린 것"이라며 "1군서 힘있게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양창섭은 결국 선발로 던져야 한다. 양창섭은 2018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신인 2차 1라운드에 삼성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첫 시즌 19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5.05를 올렸다. 140㎞대 초중반의 힘있는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주로 던지며 선발로 대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은 현재 장필준을 임시 선발로 쓰고 있으나, 로테이션에 고정될 자원은 아니다. 내년에도 외인투수들과 원태인 최채흥 허윤동 등 젊은 투수들, 그리고 부활을 노리는 양창섭을 중심으로 로테이션을 구성하는 게 삼성의 그림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