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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개막 D-2] 화려한 명성의 NBA 리거들, 설마 빛 좋은 개살구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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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과연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의 명성을 뽐낼까, 아니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칠까.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 최대 관전 포인트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냐는 것이다.

한국 남자프로농구 무대는 외국인 선수들이 뛰기 매우 좋은 리그로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리그 경쟁력, 보수 등이 더 나은 유럽 리그 등과 비교하기는 무리였다. 때문에 늘 정해진 '풀'에서만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조금 괜찮은 급'의 선수들은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하거나 다른 리그를 택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 변수가 있었다. 그동안 한국 무대를 거들떠보지 않던 수준급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국행을 택했다. 그 결과 이번 시즌에는 8명의 NBA 출신 선수들이 코트를 누비게 됐다. 지난 시즌 서울 SK에서 활약한 자밀 워니 외에 새롭게 7명의 NBA 출신 선수들이 가세했다.

서울 삼성 아이제아 힉스(2m2), 고양 오리온 제프 위디(2m13), 인천 전자랜드 헨리 심스(2m8), 전주 KCC 타일러 데이비스(2m8), 안양 KGC 얼 클락(2m8), 부산 KT 마커스 데릭슨(2m1), 울산 현대모비스 숀 롱(2m5)이 그 주인공들이다. 각 구단 관계자들은 이 선수들의 입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어떻게 저 선수가 저 팀에"를 서로 연발했다고 한다.

각 선수마다 개성이 다양하다. 삼성 힉스와 KT 데릭슨은 키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외곽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전형적인 '스코어러'들이다. 오리온 위디는 키가 그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리그 최장신이다. 전자랜드 심스와 현대모비스 롱은 경험 많고 다재다능한 유형의 선수로 알려졌고, KCC 데이비스는 골밑에서 '잡으면 한 골'이라고 할 정도로 힘이 넘치는 젊은 선수다. KGC 클락은 연습 경기와 컵 대회를 통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외국인 선수로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NBA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한국 무대에서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미국과 유럽에서 자유분방하게 농구를 하던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 프로농구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수비, 조직력 등을 중시하기에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NBA 출신 스타 플레이어들이 한국을 거쳐가지 않은 게 아니다. 예상 외로 답답한 모습을 보인 선수들이 많았다. 사마키 워커(전 SK), 조쉬 파월(전 LG) 등이 대표적 예다. 지난 시즌 부산 KT에서 뛰었던 바이런 멀린스와 알 쏜튼도 NBA리거였다. 하지만 활약은 미미했다. NBA 경험이 없는 라건아(KCC)가 맞춤형 플레이로 오랜 기간 리그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습 경기와 컵 대회를 통해서 불안감이 살짝 노출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자가 격리를 하고,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거나 경기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감안해도 걱정을 사는 선수들이 나왔다.

오리온 위디의 경우 컵 대회부터 발을 다쳐 휴업중이며, 공격력에서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 기대를 모았던 전자랜드 심스도 공-수 양면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컵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갑자기 180도 달라진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의문. KCC 데이비스는 건강하기만 하면 최고라는데, 무릎 수술 후유증이 있어 시한 폭탄과 같다. KGC 클락의 경우 매우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임은 분명하지만, 지나치게 외곽에서만 플레이를 할 경우 위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KT 데릭슨은 NBA 시절과 비교하면 펑퍼짐해진 엉덩이가 눈에 거슬린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10kg 정도 감량을 해야 정상 체중이 된다고 한다. 삼성 힉스도 컵 대회에서 완전치 않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 롱 역시 컵 대회에서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서 빠질 예정인데다, 동료를 살리는 영리한 플레이는 돋보였지만 골밑 몸싸움에서 약점을 있었다.

김 용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