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감독들이 뽑은 우승 후보는 서울 SK.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가 9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6일 시즌을 앞두고 10개팀 감독과 대표 선수를 초대해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듣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모두들 새 시즌 넘치는 의욕을 드러내며 강력한 출사표를 던졌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각 팀 감독들이 꼽는 우승 후보. 비시즌 연습 경기와 컵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각 팀 전력이 분석돼있는 상황이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감독들이기에, 이들이 선택한 우승 후보팀이 시즌에서 순항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시즌 원주 DB와 공동 우승을 차지한 SK가 몰표를 받았다. SK 문경은 감독을 뺀 9개팀 감독 중 7명이 SK를 찍었다. 지난 시즌 우승을 다툰 DB 이상범 감독은 "컵 대회를 보니 식스맨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했고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도 "컵 대회에서 식스맨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 외국인 선수도 모두 좋아 우승권"이라고 평가했다.
SK는 개막 전 이벤트 형식으로 열린 컵 대회에서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김민수 등 주전 선수들을 모두 빼고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자밀 워니와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뛴 닉 미네라스의 위력이 여전했고, 변기훈 양우섭 등 베테랑 가드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창원 LG 조성원 감독, 고양 오리온 강을준 감독, 전주 KCC 전창진 감독, 안양 KGC 김승기 감독, 부산 KT 서동철 감독도 모두 비슷한 이유로 SK를 찍었다.
그렇다면 모두의 지목을 받은 문 감독의 선택은 어디였을까. KGC였다. KGC 역시 국내 선수들의 조직력에 얼 클락과 라타비우스 윌리엄스라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선발하며 상위권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 문 감독은 "조직력이 좋고 공을 잘 뺏는다. 외국인 선수 둘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문 감독 외에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우승 후보로 KGC를 지목했다.
나머지 한 표는 오리온의 몫이었다.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오리온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끈 '절친' 추일승 전 감독이 있을 때도 늘 오리온을 치켜세웠던 유 감독인데, 이번에는 강을준 신임 감독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유 감독은 "다들 SK와 KGC만 말하니 나는 오리온을 고르겠다. 강 감독의 언변에 선수들이 이미 녹아든 것 같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각 팀 감독들은 올 시즌 포부를 다섯 글자로 밝히는 시간도 가졌다. DB 이상범 감독은 '튼튼한 DB'를 외쳤다. 벌써부터 부상자가 많아 걱정이기 때문이다. SK 문경은 감독은 '다시 희조스'라고 했다. 지난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희생, 조직력, 스피드를 뜻하는 희조스를 강조해 좋은 성적을 거뒀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비장했다. '인생을 걸고'가 이번 시즌 모토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농구단 운영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팀 뿐 아니라 유 감독의 농구 인생에 있어 중대 기로다. KCC 전창진 감독도 오랜만에 감독으로 복귀한 지난 시즌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나부터 시작'이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유머형도 있었다. 미디어데이에서 늘 큰 웃음을 선사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다. 그는 '할인 받자고'라고 얘기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선수들이 자동차를 바꾸고 싶어하는데, 모기업 현대모비스가 자동차와 연관된 회사이기에 우승을 할 시 큰 폭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우승하고 다 같이 차를 바꾸자는 얘기라고 했다.
김 용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