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신선한 소재와 환상의 팀플레이, 영화 '도굴'이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 '도굴'(박정배 감독, ㈜싸이런픽쳐스 제작). 6일 제작보고회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제작보고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박정배 감독 참석했다.
한국 영화 사상 처음이자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도굴'이라는 소재를 다뤄 궁금증을 자아내는 '도굴'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관객들이 잘 몰랐던 도굴의 세계를 리얼하게 구현하기 위해 세밀한 이야기 구조를 완성했다. 황영사 9층 석탑 속 불상, 중국 지안의 고구려 고분의 벽화, 강남 한복판 선릉에 묻혀있는 조선 최고의 보물 등 픽션이지만 실재 할 것 같은 유물들로 도굴 사건을 구상해 관객의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기대를 모으는 건 매력적인 배우들이 완성한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유쾌한 팀플레이다. '믿보배' 이제훈이 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을 맡았고 지난 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조우진이 존스 박사 역을 맡아 환상의 티키타카를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윤실장 역의 신혜선이 전작 '결백'과는 또 다른 지적인 매력을 뽐내며 땅굴 파기의 전설 삽다리 역의 임원희가 전매특허의 코믹 연기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이날 박정배 감독은 "제목이 '도굴'이니 만큼 도굴하는 과정이나 도굴에 대해 몰랐던 지점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재미가 있는 영화다. 그리고 배우분들의 신선한 조합과 아직 소개는 안됐지만 좋은 배우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네 주연배우의 캐스팅과 조화를 만족스러워 하며 "첫 작품부터 제가 정말 복을 받은 것 같다. 평생 쓸 복을 캐스팅에 다 쓴 것 같다"며 웃었다.
또한 박 감독은 무엇보다 극중 공간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땅굴이나 무덤 속, 배수로, 하수도, 고분, 선릉까지 모두 세트로 구현했다"면서 "관객분들이 저희 영화를 보시면서 생생하게 즐기면서 보실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뭐니뭐니 해도 시나리오가 좋았다. 이야기가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도굴이라는 소재로 어쩜 이렇게 신선한 범죄오락 무비를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있고 이 캐릭터의 앙상블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하지 않고 선택하게 됐다"며 '도굴'을 택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이어 조우진 역시 "시나리오가 주는 힘이 컸다"라며 "서너시간 정도 시나리오를 읽는 시간으로 쓰는데 이 작품은 한 시간반만에 다 읽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남한산성'으로 인연을 맺은 제작사 대표님과 친하기도 하다. 대표님의 아버님인 김훈 작가님의 팬이기도 하다. 팬심은 이렇게 세습이 되기도 한다. 냉큼 한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혜선도 시나리오의 매력을 강조하면서도 "제가 맡게 될 세희라는 캐릭터가 지적이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캐릭터들이 모두 정말 재미있었다.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더라"라며 출연 이유를 전했고 임원희 역시 "시나리오를 보통 읽고 선택하게 되는데 저는 '도굴'이라는 제목을 보고 바로 한다고 했다. 44분만에 시나리오를 다 읽었다"고 전했다.
네 명의 주연 배우들은 각자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의 매력에 대해 만족스러워 했다. 이제훈은 강동구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자신이 보이지 못한 모든 매력을 쏟아냈다면서 "제가 가진 모든 것들을 보여드린 것 같다. 제가 연기한 강동구는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를 한 건 처음이다. 제 실제 모습도 그렇진 않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를 통해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놀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훈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총 집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다"고 말해 기대감을 더했다.전작에서 보여준 살벌한 악역과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조우진은 "오랜만에 양복을 벗게 됐다. 제가 그동안 주로 관객들로 하여금 기분을 나쁘게 하거나 얼굴을 붉히게 했다. 그동안 제가 관객들을 웃기게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이 작품으로 인해 제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지금껏 보셨던 캐릭터와 달리 깃털처럼 가볍게 휘날리는 역할이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중후한 매력이 있다면, 제가 연기하는 존스 박사는 정말 깃터처럼 가볍다"며 웃었다.
윤실장 역의 신혜선은 "제가 연기하는 세희는 한눈에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다"라며 "고미술계의 앨리트이며 사람까지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는 사람이다. 지적이고 세련된 인물이라서 제 안에서 그런 매력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삽질의 달인 삽달이 역의 임원희는 "주인공을 제안해주신다고 해도 주인공 대시 이 캐릭터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실제로도 제가 군대에서도 삽질을 잘했다. 파는 건 다 잘한다. 코도 잘파고 귀도 잘 판다. 파도 좋아한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원래 머리로 스타일링을 하고 그런건 안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시작부터 그런 스타일링을 하고 들어갔다. 섹시한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를 참고했다. 스스로 섹시하다고 믿는 인물이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배우들은 극중 소품부터 로케이션까지 '도굴'만이 가진 매력과 장점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원희는 "문화재, 보물을 하나하나 캐내고 그걸 확인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신혜선은 로케이션의 매력을 강조하며 "저는 지상에서 고고한척 하면서 연기했지만, 선배님들이 도굴을 할 때 나오는 공간들이 정말 스펙터클하고 볼거리가 많다"고 강조했다.
극중 남다른 케미를 자랑한 이제훈과 조우진은 서로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제훈 "선배님과 10여년 전에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 잠깐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데 정말 너무 강렬했다. 처음 뵙는 분인데 어쩜 저렇게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하시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선배님의 출연 영화를 보며서 우진 선배와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러다가 '도굴' 제작사 대표님이 조우진 선배님이 출연을 결정하셨다고 하셔서,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우진은 "제가 제훈씨를 떠올리며 다가가기 힘들고 굉장히 점잖고 오히려 형 같을 것 같을 거라는 선입견 아닌 선입견이 있었다. 그런데 친해지고 보니 정말 곰살맞은 사람이었다. 귀엽고 애교도 엄청 많더라"며 "저희끼리 같이 밥도 자주 먹어서 촬영전 사전 케미가 있었다. 서로 배려도 많이 해서 그런 케미가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흡수가 될 것 같았다"며 웃었다.한편, '도굴'은 '청연', '도가니', '수상한 그녀' 등 장르 불문 다양한 작품의 조감독을 맡았던 박정배 감독의 스크린 장편 데뷔작이다.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등이 출연하며 오는 11월 개봉 예정.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