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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시선]오락가락 판정에 혼돈 그라운드, 심판은 주연이 되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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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T가 7-6으로 앞서던 8회초 1사 1, 2루. LG 정근우가 KT 하준호를 상대로 좌선상으로 타구를 날렸다. 휘어져 나가던 타구는 미세하게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듯 했다. 3루심인 김정국 심판과 2~3m 떨어진 그리 멀지 않은 지점이었다. 하지만 김정국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고, KT 수비진은 데드볼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비를 중단했다. 그러나 루상의 주자들과 타자 정근우는 그대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LG 류중일 감독은 김정국 심판의 파울 선언 뒤 곧바로 벤치를 박차고 나왔다. 타구가 파울이 아닌 안타라는 것. LG는 앞서 두 번의 비디오판독 기회를 모두 쓴 터. 류 감독의 항의 말고는 어필할 방법이 없었다.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선 육안으로 살피기에도 라인 안쪽에 떨어진 안타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휘어진 각도나 낙구 지점을 보더라도 무난하게 라인 안쪽에 떨어진 타구라는 것. 하지만 3루심의 파울 선언으로 KT는 수비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었다. 김정국 심판의 오심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결국 4심이 모두 모였고, 합의 판정에 의해 파울은 안타로 번복이 됐다. 하지만 KT 이강철 감독이 곧 벤치를 박차고 나왔고, 심판진과 수 분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한 뒤 전광판에 송출된 리플레이 화면은 무난한 안타. 결국 정근우의 파울은 2루타가 됐고, LG는 동점을 만들었다.

논란이 될 만한 장면은 계속 이어졌다. KT 이보근은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유강남을 삼진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를 벌었다. 그러나 정주현 홍창기로 이어진 타석에서 차정구 구심의 손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확신한 이보근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포수 장성우가 벤치로 향하다 볼 선언에 주저 앉는 모습도 나타났다. 평정심을 잃은 이보근은 결국 홍창기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3점을 더 내줬다.

이날 양팀은 상위권 순위 싸움을 펼치는 팀 답게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LG는 선발 투수 타일러 윌슨의 부상 이탈 후에도 착실하게 점수를 뽑아가며 KT와 맞섰다. KT 역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솔로포, 강백호의 연타석 홈런, 대타 황재균의 적시타 등을 쏟아내며 한때 역전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명품승부는 매끄럽지 않은 심판 판정으로 한순간에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아쉬운 판정에 엇갈린 희비, KT와 LG 모두 뒷맛이 개운치 않은 승부였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