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갈길 바쁜 LG 트윈스에 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또 다시 부상자가 나왔다. 외국인 '에이스' 타일러 윌슨이 팔꿈치 통증으로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윌슨은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전에서 3회말 2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용호에 중전 안타를 내준 윌슨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도 좌전 안타로 출루를 허용한 뒤 불편한 동작을 취했다. 포수 유강남과 통역이 마운드에 올랐고, 트레이너도 뒤를 따랐다. 한동안 상태를 점검하던 이들은 벤치를 향해 교체를 의미하는 사인을 냈다. 윌슨은 곧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LG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 코치가 황급히 엔트리를 확인한 뒤 이정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LG가 밝힌 윌슨의 자진 강판 사유는 팔꿈치 통증. LG는 "윌슨이 오른쪽 팔꿈치 후방 충돌 증후군에 의해 통증을 느끼고 있다는 게 트레이너 소견"이라며 "일단 아이싱 조치를 취하고, 5일 병원 검진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2018년 8월에도 팔꿈치에 경미한 손상으로 주사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거쳐 복귀해 시즌을 마무리했고, 지난해에는 특별한 이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보낸 바 있다.
KT전에서 윌슨의 투구는 이전과 분명히 달랐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 투심은 140㎞에 불과했다. 커브와 체인지업 구속 역시 130㎞ 초반에 머무는 등 위력적인 구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진단 결과 윌슨의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진다면 LG에겐 대형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LG는 케이시 켈리와 임찬규가 그나마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 자리에선 불안감을 이어가고 있다. 막판 순위 싸움에서 소위 '계산이 서는 투수'인 윌슨의 이탈은 LG로선 뼈아프게 작용할 만한 변수다.
LG는 최근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발목 염좌로 이탈하면서 타선 약화 우려가 커진 상태. 여기에 마운드의 핵심인 윌슨마저 변수에 맞닥뜨렸다. 가을야구를 향해 마지막 힘을 짜내며 잰걸음 중인 LG지만, 잇단 악재에 류중일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