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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변신, '베테랑' 우리은행 김정은의 책임감 "5㎝만 더 컸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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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5㎝만 더 컸어도…."

새 시즌을 준비하는 '베테랑' 김정은(33·아산 우리은행). 그는 올 시즌 특히 고민이 많다.

사연은 이렇다. 김정은은 10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청주 KB스타즈와의 2020~2021시즌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한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김정은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그동안 골밑을 지키던 외국인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른다. 김정은은 또 한 번 포지션 변화에 나선다. 스몰포워드로 뛰던 김정은은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2017~2018시즌부터 파워포워드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센터까지 소화해야 한다.

김정은은 "새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가 없다. 외국인 선수와 함께 뛸 때는 국내 센터 자원이 없어도 괜찮았다. 골밑에서의 부담이 적었다. 올해는 다르다. 우리는 높이에 강점이 있는 팀이 아니다. 위기는 맞다. 그 어느 시즌보다 내 역할이 크다는 것을 안다. 걱정이 많다. '5㎝만 더 컸어도…'라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공식 프로필상 김정은의 키는 1m80.

김정은은 과거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다. 그는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했다. 당시 김정은은 매 시즌 평균 17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얘기가 다르다. 우리은행에는 확실한 센터가 없다. 김정은을 비롯해 김소니아(1m76) 최은실(1m82) 등이 돌아가며 골밑을 지켜야 한다. 득점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책임감. 김정은은 추석 연휴도 반납한 채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시즌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이라는 단어에 큰 감흥은 없다. 지난 시즌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재활에 몰두했다.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시즌이 다가오는 만큼 더 완벽한 몸 상태로 코트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김정은은 단 한 번도 '에이스'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줄곧 에이스 역할을 도맡았다.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발휘한다. 스스로도 '베테랑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김정은은 "훈련 과정은 힘들다. 그래도 농구가 재미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농구를 했다. 농구가 없는 내 삶은 건조할 것 같다. '아직 농구를 할 때구나' 생각한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전 경기 출전이다. 그 목표를 위해서는 몸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 파워포워드든 센터든 골밑에서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그래야 팀에 도움이 된다. 팀이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