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청춘다큐 다시스물' 커피프린스 배우들이 '커피프린스 1호점'에 함께 출연했던 故이언을 추억했다.
1일 방송된 MBC '청춘다큐 다시 스물-커피프린스 편' 2부에서는 '커피프린스 1호점'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동욱과 김재욱은 이날 '프린스 3인방'으로 함께 활약했던 故이언을 추억했다. 이언과 모델 생활을 함께했던 김재욱은 선배인 이언을 회상하며 "내게 가장 엄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같은 회사 식구였고, 모델 선배였던 이언에 대해 김재욱은 "형이 씨름을 했던 사람이라 선후배라는 위계질서가 강해서 내게 더 엄격하게 대했다"고 추억했다.
이윤정 PD는 이언에 대해 "매번 얼고 어려워하고, 깍듯한 걸 보고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런 분이었다"며 극중 순박했던 황민엽과 닮아 있었다고 했다.
너무 큰 몸집 때문에 모델로서 한계를 느꼈던 이언은 자신의 끼를 더 다양하게 발산하기 위해 배우에 도전했지만, '커피프린스'가 끝난 뒤 1년 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됐다. 공유도 그를 기억하며 "굉장히 남자다운 친구였다. 가장 안타까운 건 '커피프린스' 이후 너무나 많은 것들을 더 할 수 있었는데 그걸 펼치지 못했다는 거다.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특히 군대에서 비보를 들었던 공유는 "재욱이랑 둘이서 미친 듯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둘이서 관 앞에서 울었다. 우리끼리 만났을 때도 한동안 얘기 안 했다. 얘기하면 너무 힘드니까.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상민(이언 본명)이 생각하면 마음이 항상 아프다"고 했다. 김재욱도 "매년 형을 보낸 8월 21일쯤이 되면 생각을 한다. 하고 싶은 거 참 많은 형이었다. 결과물이 어쨌든 자기가 하고 싶었던 건 용감하게 다 도전하고 했던 사람"이라고 이언을 기억했다.
이언과 함께 '커피프린스'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13년 전 그의 모습을 다시 보며 감회에 젖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은 다시 볼 수 없는 명작이었지만, 배우들에게는 부담이었다. '커프' 이후 배우로서 겪은 고민들도 많았을 것. 윤은혜는 "'큰일났다'가 가장 많았다. 부담감, 더 좋은 작품 만나는 거 쉽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은찬이라는 캐릭터가 사랑스러웠던 만큼, 그 이후 캐릭터를 잡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윤은혜의 당시 고민. 그는 "연기자로서 '이렇게 한 번 도전해볼게요'를 사람들들을 설득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채정안도 "한유주를 뛰어넘으려고 왜 그렇게 서둘렀을까 싶다"고 했다. '커피프린스' 이후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졌던 이선균과 연기 대상을 수상한 김동욱, 또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왔던 공유에게도 연기 고민과 불안은 늘 있었다. 이윤정 PD 또한 '커프'의 성공은 뛰어 넘어야 할 산이었다고. 이 PD는 "그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내심 있지만, 그를 미워하지는 않는다. 그 시절이 있었다는 경험에 고마워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커프' 이후 13년이 지났고, 그 시간의 무게만큼 배우드도 성장했다. 윤은혜는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인정받아야 하고, 좋은 평가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고, 미움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많이 내려놓은 것 같아서 요즘 행복하다"고 했다. 김동욱은 "조금 더 꿋꿋하게 덜 흔들리면서 그 능력을 좀 더 다듬어가고 완성시켜나가는 지금이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채정안은 "조금 더 그래도 어른이 된 기분이 있다"고 했다. 이선균도 "내 능력보다 훨씬 많은 것을 누린 것 같다. 많은 경험도 하고, 이제는 겁먹지 말고 예민해지지 말고, 남은 연기 인생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유는 "따뜻한 밥 한끼 다 같이 모여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다 보고 싶다. 같이 배우로서 다 각자의 위치에서 늙어가고 있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