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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충격 역전패 최다' 신뢰등급 하락한 LG 벤치...2주간 14경기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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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어처구니 없는 역전패 만큼 힘 빠지는 일도 없다.

LG 트윈스는 지난 27일 수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수비 실책 2개와 마무리 고우석의 난조로 2점을 허용하며 5대4로 역전패했다. 또다시 다 잡은 경기를 놓친 것이다. 이번에는 수비 붕괴가 원인이었다.

선두 유한준의 내야안타를 잡아 1루로 무리하게 던진 2루주 정주현과 이를 포구하지 못한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 송민섭의 번트를 1루에 악송구한 고우석. 그리고 견제에 걸린 2루주자 송민섭을 3루에서 살려준 포수 이성우 등 불과 5분 사이에 4번의 어설픈 수비가 나왔다.

이달 들어 LG가 기록한 11패(11승) 가운데 6패가 역전패다. 특히 5회까지 앞선 경기를 내준 게 5차례나 된다.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9월 블론세이브가 전체 1위인 6개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LG가 이처럼 9월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불펜 난조다. 여기에 경기 후반 찬스에서 번번이 추가 득점에 실패하고, 이날 KT전처럼 결정적 순간 실책을 저지르니 결과가 좋을 리 없다.

6회 이후 역전패가 모두 충격적인 '불펜 참사'라는 게 특징이다.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7-1로 앞선 7회말 난타당하던 이정용을 계속 밀어붙이다 4점을 허용한 뒤 8회 진해수 최동환 정우영이 연쇄적으로 붕괴, 7실점하며 결국 8대12로 패했다.

지난 20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도 잊을 수 없다. 6~7회,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은 진해수를 5-2로 앞선 8회말에도 올려 3점을 허용하더니 9회에는 마무리 고우석이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아 5대6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 이틀 전인 1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는 3-1로 앞선 7회와 8회 연속 2실점하며 3대5로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정찬헌에 이어 등판한 정우영이 1이닝 2안타 1볼넷 2실점, 송은범이 1실점하는 등 불펜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다.

9월 15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경기에서는 5-1로 앞선 7회말 최성훈 정우영이 잇달아 무너지며 5-5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0회말 고우석이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했다. 투구수 86개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이민호의 선발승이 날아간 경기였다. 이민호는 24일 NC전서도 불펜 난조로 승리를 놓쳤다. 앞서 9월 8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도 2-1로 앞선 7회말 진해수가 역전을 허용해 패하고 말았다.

LG는 이 5경기를 그대로 승리로 가져갔다면 현재 70승46패3무로 선두 NC에 불과 1.5게임차 뒤진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잦은 역전패로 인해 순위가 4위까지 밀리게 됐다. 선두 싸움은 멀어졌고, KT와의 3위 싸움도 버거운 처지가 됐다.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승패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결과론이다. 스포츠에서 만약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한다. 시즌 막판 '신뢰 등급'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LG 벤치가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LG는 이번 주부터 2주간 두 차례 더블헤더를 포함해 14경기를 치른다. 마지막 고비가 남은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