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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SF드라마 편견타파, 미니시리즈 통합 시청률 1위행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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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SF드라마 '앨리스'의 인기 요인은 '휴먼'이다.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가 4주 연속 미니시리즈 통합 시청률 1위 행진 중이다. 시청층 역시 10대부터 50대까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앨리스'를 뜨겁게 지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불모지와도 같았던 SF장르로 이토록 다양한 시청층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것은 '앨리스'가 이룬 의미 있는 쾌거라고 볼 수 있다.

'앨리스'는 죽은 엄마를 닮은 여자, 감정을 잃어버린 남자의 마법 같은 시간여행을 그린 휴먼SF다.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극 전면에 내세웠다. 극 중간중간 물리학적 용어가 등장하고 극 전개도 1992년, 2010년, 2020년, 2050년 등 다양한 시간대를 넘나들며 펼쳐진다. 여기까지 놓고 보면 SF 장르의 정석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앨리스'를 뻔한 SF드라마로 규정할 수 없는 결정적 요인이 있다. 바로 '휴먼'이다. '앨리스'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헤어져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50년 미래의 과학자 윤태이(김희선 분)는 1992년으로 시간여행을 왔다가 자신의 뱃속에 새 생명이 자란다는 사실을 알고, 연인 유민혁(곽시양 분)과 이별을 택했다. 그리고 이름을 윤태이에서 박선영(김희선 분)으로 바꾼 뒤 1992년 홀로 아들을 낳으며 살아간다. 그 아들이 박진겸(주원 분)이다.

선천적 무감정증인 박진겸은 엄마 박선영의 노력으로 서서히 변화했다. 그러나 2010년 박선영이 의문의 살인을 당한다. 그리고 2020년 박진겸은 엄마 박선영과 똑같이 생긴 물리학자 2020년의 윤태이(김희선 분)와 마주한다. 박진겸은 그녀가 엄마가 아님을 알지만, 그녀를 지키고자 한다. 이는 엄마 박선영을 지키지 못했다는 박진겸의 죄책감에서 기인한 것이다.

여기에 유민혁 역시 사라진 연인과 꼭 닮은 2020년의 윤태이와 마주한다. 분명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의 감정이 흔들리고 복잡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외에도 충격적 반전을 안긴 고형석(김상호 분)과 박진겸의 관계, 본인들만 모르는 유민혁-박진겸 두 남자의 부자 관계까지. '앨리스'는 특별한 '감정'으로 얽힌 여러 관계들이 등장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휴먼', 즉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해서 극이 전개된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과 이해도가 상승한다. 여기에 예측불가 스토리, 박진감 넘치는 전개, SF 요소 등은 막강한 볼거리로 작용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이 모든 요소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시청자가 이해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김희선은 20대부터 40대까지 넘나들며 윤태이와 박선영 두 인물을 그린다. 앞서 주원과 '앨리스' 제작진은 입을 모아 '김희선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역할'이라며 막강한 신뢰감을 보였다. 실제로 김희선의 눈부신 미모는 20대의 대학원생 캐릭터, 30대 물리학자 캐릭터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여기에 깊이 있는 그녀의 연기력이 더해지니 40대 엄마의 모성애까지 설득력 있게 와 닿는다.

주원의 강력한 에너지와 몸 사리지 않는 열연은 몰입도를 수직 상승시킨다. 극 초반 주원은 압도적 액션, 스피디한 카체이싱 장면 등을 소화하며 카리스마를 과시했다. 여기에 섬세한 표현력과 집중력으로 선천적 무감정증에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를 보이는 박진겸 캐릭터를 담아냈다. 김희선과 주원 대체 불가 두 배우를 비롯한 명품 배우들이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다.

SF 장르의 장점은 가져오되, '휴먼'이라는 요소를 통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인 '앨리스'. SF 장르는 몰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순 '앨리스'. 이제 반환점을 돈 '앨리스'가 앞으로 또 어떤 행보로, 시청자를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