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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전면 취소까지 고려"…'제25회 BIFF' 코로나19 축소 개최, 192편 상영 결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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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코로나19의 벽에 부딪히게 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제 행사와 규모는 축소됐지만, 선정작의 질과 수준에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14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공식기자회견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최와 진행 방식에 대해 고민하던 부산영화제는 지난 11일 임시총회를 열고 긴밀히 논의한 끝에 개최 일정을 2주 연기로 했다. 당초 계획했던 개막식 날짜인 10월 7일이 아닌, 2주 뒤인 21일 개막하기로 했으며 10일간의 행사를 마치고 30일 폐막한다.

개최 규모 역시 대폭 축소했다. 개·폐막식과 레드카펫 해사는 물론 야외무대 인사, 오픈토크 등 야외 행사와 소규모 모임을 일절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영화인의 네트워킹을 위한 리셉션 및 파티 역시 모두 취소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초청 게스트도 없으며 관객고 게스트를 위해 진행해오던 센터와 라운지 운영도 하지 않는다. 경쟁부문 심사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아시아 영화 산업을 일궈온 영화인들과 그들의 작품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개최됐던 아시아필름어워즈가 올해는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진행한다.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역시 무관객 온라인 시상식으로 진해되며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포럼 비프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따라서 올해 부산영화제는 오로지 영화상영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영화제 선정작이 영화상영이 부산영화제의 심장인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CGV 등 부산 지역 주요극장 3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됐던 것과 달리, 68개국에서 초청된 192편의 영화 상영이 역시 오로지 영화의 전당에서만 집중될 예정이다.

행사는 대폭 축소됐지만 화제작들은 풍성하다. 올해 개막작은 홍금보, 허안화 등 전설적인 홍콩 감독 7인이 함께 한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가 선정됐고, 폐막작으로는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실사 영화화 하기도 했던 동명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선정됐다. 또한 올해 영화제에서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스티븐연, 한예리, 윤여정 주연의 '미나리'가 국내 첫 공개되며, 선댄스영화제 넥스트이노베이터상 수상작인 '너를 데리고 갈게',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끈' 등도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를 포기한 칸 국제영화제가 개막 대신 선정해 발표한 '칸2020 오피셜 셀력션' 56편 중 23편이 상영돼 씨네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를 포함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프랑수와 오종 감독의 '썸머85',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복원판, 배우 비고 모텐슨의 연출 데뷔작 '폴링',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스파이의 아내', 케이트 윈슬렛과 시얼샤 로넌이 주연한 퀴어 영화'암모나이트' 등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날 이용관 이사장은 "지난 5월 직후부터 코로나19에 1단계 상황에 맞춰 가능한 정상 개최를 하려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면서 영화제를 개최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추석이라는 가장 큰 변수를 넘어서기가 엄중한 상황이라고 판단되어 2주 연기해 영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대단히 고민을 많이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코로나19 시국 축소 개최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선정작들을 상영할 수 있는 스크린 수가 80%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많은 젊은 영화인들이 만들어서 보내주신 소중한 영화 192편을 열흘 동안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스크린 수가 모자라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화 당 2회 내지 3회 상영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각 평균 1회씩 상영된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접촉이 이뤄지는 집합모임은 거의 다 하지 않는 걸로 결정하게 됐다. 그러나 신작을 소개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감독과 관객들을 만나는 소중한 경험과 기회는 온라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시안필름어워즈 등의 행사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전 집행위원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이 더욱 가속화된다면 영화제 개막 취소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2단계를 임계점을 삼고, 거리두기가 2.5단계나 3단계로 올라갈 경우는 취소 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상황이 더욱 험악하게 될 경우 영화제는 최소할 예정이다. 월드프리미어를 중심으로 하는 상영작 같은 경우는 온라인 상영이나 공개의 경우 제작자나 작가들의 동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취소될 경우 선정작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더욱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영화제가 취소될 경우, 선정작의 심사하거나 수상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을 것 같다. 칸 국제영화제 역시 지정작만 발표하고 수상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역시 영화제가 취소가 된다면, 마찬가지로 수상결과가 심사가 따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남 수석 프로그래머 역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영화제 축소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올해 선정작의 수준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년까지 매회 300편 정도의 영화를 선정했는데 올해는 192편이 선정됐다. 예년에 비해 편수가 줄었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이도 많은 편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정작 하나 하나 주옥같은 작품이다. 많은 관객과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거장 감독 영화 대거 초청됐다.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를 연출한 홍콩을 대표하는 7명의 감독님을 포함해 가오세 나오미, 차이밍량, 구로사와 기요시,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미셸 프랑코, 지아 장커, 프레딕 와이즈만 감독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이용관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게 유감스럽다. 하지만 임시총회를 잘 마무리해주신 회원님과 도와주신 부산시와 의회, 영화인들의 바람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을 하겠다. 특히 부산 시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대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매일매일 대책 회의를 통해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