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프리시즌이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올 여름 프리시즌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6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왓포드(챔피언십·2부리그)와의 프리시즌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34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켰다. 프리시즌 4호골. 특히 손흥민은 이날 후반 추가시간 보여준 헌신적인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1-2로 끌려다니던 후반 추가시간, 토트넘의 모든 선수가 공격에 가담한 사이 왓포드의 마크 나바로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토트넘의 텅 빈 골대를 향해 슈팅하자 공격 진영에 있던 손흥민이 전력 질주로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골라인 근처에서 가까스로 볼을 거둬냈다.
경기가 끝난 뒤 조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경기 막판 100m 전력 질주로 상대 팀의 역습을 막아냈다. 아주 좋았다"고 칭찬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팀내 최고인 평점 7점을 매기며 '손흥민이 믿을 수 없는 질주로 실점을 막아냈다'며 극찬했다. 경기는 토트넘의 1대2 패배로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오는 12일 개막하는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앞서 치른 4번의 평가전을 3승1패로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을 통해 토트넘 공격의 중심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4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팀내 최다득점이었다. 지난 시즌 측면에 고정됐던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하는 횟수가 늘어나며 전체적으로 토트넘 공격에 관여하는 비중도 커졌다. 왓포드전에서는 아예 원톱 공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프리시즌 동안 기록한 9골 중 6골을 만들어 낼 정도로 맹위를 떨쳤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할 정도로 손흥민에 강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의 신임 속 돌격대장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손흥민은 프리시즌부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 시즌 '역대급' 활약도 예고하고 있다. 매시즌 여름마다 강행군을 펼쳤던 손흥민은 온전히 프리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과 재활 여파로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하며 몸상태도 최상이다. 게다가 올 시즌 초반은 코로나19로 인해 A매치도 없다. 한국을 오가는 스케줄 없이 팀에만 집중할 수 있다.
프리시즌을 마친 손흥민 앞에는 살인적인 스케줄이 예고돼 있다. 9월 13일부터 29일까지 16일간 무려 7경기를 치러야 한다. 토트넘은 13일 영국 런던 토트넘훗스퍼스타디움에서 에버턴과 2020~2021시즌 EPL 개막전을 치른다. 4일 뒤 불가리아 원정에 나선다. 런던에서 플로브디프까지는 비행기로 3시간 이상이 걸린다. 불가리아 원정 후 이틀 뒤인 19일 사우스햄턴 원정에서 EPL 2라운드를 갖는다.
22일부터는 그야말로 살인일정이다. 대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2일 카라바오컵 3라운드가 예정돼 있다. 이틀 뒤에는 유로파리그 3차예선이, 그 이틀 뒤에는 뉴캐슬과 EPL 3라운드 홈경기가 펼쳐진다. 29일에는 카라바오컵 4라운드도 있다. 물론 유로파리그와 카라바오컵의 경우, 승리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체와 초반에 붙기 때문에 토트넘이 떨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무리뉴 감독의 머리가 아플 것"이라는 말로, 토트넘의 살인 일정을 설명했다.
이럴때 조심해야 하는 것이 부상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최악의 일정 속 진행되는 9월, 손흥민의 다가오는 시즌 성적을 가늠할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