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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분석]7관왕 노리던 KT 로하스, '8월 타율 0.206' 급추락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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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어렵다."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T 이강철 감독은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이야기가 나오자 쓴웃음을 지었다. 로하스는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32호포로 연결되는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홈런 부문에서 3개차로 바짝 추격한 2위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를 따돌리는 한방이자,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타격 사이클의 희망을 알린 홈런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시선은 기대보다 걱정에 좀 더 맞춰진 모습이다.

8월 성적을 보면 이 감독의 시선은 이해가 갈 만하다. 로하스는 8월 한 달간 23경기 타율이 2할6리(97타수 20안타)에 불과했다. 7홈런 23타점을 기록했지만, 출루율이 급감했다. 8월 5일 3할9푼4리에 달했던 시즌 전체 타율 역시 30일 광주 KIA전을 마친 뒤 3할4푼까지 떨어졌다. KIA와의 더블헤더 두 경기에선 8타수 무안타, 삼진만 4개를 당했다.

7월까지만 해도 2020 KBO리그는 '로하스 전성시대'였다. 타격 전 부문 1위에 오르면서 포효했다. 장밋빛 전망이 뒤따랐다. 2014년 서건창 이후 첫 200안타 돌파 뿐만 아니라 에릭 테임즈(현 워싱턴 내셔널스)가 2015년 세운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고 타율(3할8푼1리)를 넘어 1982년 백인천 이후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4할 타율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8월의 부진은 이런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 시즌 전체 타율(3할4푼)은 선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3할6푼5리)와의 격차가 벌어진 지 오래다. 타점(88타점)과 홈런, OPS(출루율+장타율·1.071)에선 여전히 1위지만, 경쟁자의 추격 사정권이다.

이 감독은 로하스의 부진 원인을 심적인 부분에서 찾았다. 그는 "로하스가 급해진 게 원인"이라며 "원하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는데 성급하게 배트가 나가면서 뜬공이 잦아졌다. 볼넷을 얻는 횟수 역시 많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로하스는 타격 페이스가 가장 좋았던 7월 11개의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8월엔 6개의 볼넷을 골라내는데 그쳤다.

일각에선 로하스의 부진을 '수싸움'에서 찾기도 한다. 로하스와의 승부하는 투수들은 철저히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투구를 하면서 장타를 최대한 방지하고자 한다. 존을 넘나드는 투구 속에서 때론 로하스의 생각과 다른 결과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태가 길게 지속되며 로하스가 수싸움에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방망이가 성급하게 나가게 되고, 결국 타격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감독은 결국 '팀'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는 최근 강백호의 페이스가 살아나고 있는 점을 꼽으며 "최근 로하스에게 '출루를 먼저 생각하라'는 말을 했다. 본인도 알고 있는 부분이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G전에서) 만들어낸 장타가 반등으로 연결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KT에게 로하스의 부활은 남은 시즌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꼽힌다. 지독한 8월 부침을 겪은 로하스는 과연 반등할 수 있을까.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