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회까지 삼진 6개. '인생투'의 기회였다. 자신의 1경기 최다 삼진(7개) 신기록도 눈앞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폭우가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굵은 빗줄기가 시야를 가득 채웠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최원준은 두산이 공들여 키워온 또 한명의 샛별이다. 신일고-동국대 출신인 최원준은 2017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해 34경기(선발 3)에서 54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65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조금씩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올시즌도 시작은 불펜이었다. 하지만 이용찬의 시즌아웃과 크리스 플렉센의 부상 이탈 등의 악재 속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8승 무패 평균자책점 4.08. 7월 18일 본격적으로 선발 보직을 맡은 이후에는 7경기 6승의 상승세를 과시했다. 어느덧 두산 선발진에서 최원준의 입지는 제법 공고해졌다. 이날 발표된 마운드 개편에 따라 함덕주가 선발로 올라오더라도, 최원준의 무게감은 요지부동이다.
29일 LG 트윈스 전에서도 최원준은 파죽지세였다. 1회 홍창기 오지환 김현수, 2회 양석환 박용택, 3회 정주현까지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허용했을 뿐, 이렇다할 위기 없이 LG 타선을 몰아붙였다. 자신의 1경기 최다 삼진(7개, 6월 12일 한화 이글스 전)을 경신할 기회였다. 타자들을 압도하는 싱싱한 구위가 돋보였다. 타선도 정수빈의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폭우가 최원준의 파죽지세를 가로막았다. 경기 시작 직전부터 내리던 빗방울은 점점 굵어졌고, 결국 주심은 4회초 시작을 앞두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경기 중단 이후로는 천둥번개와 함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어둠 속을 가르는 조명탑 불빛도 빗줄기로 가득 메워졌다. 결국 이 경기는 우천 서스펜디드가 결정됐다. 30일 오후 2시 30분 4회초부터 시작된다.
6일 만의 등판에서 이미 52개의 공을 던진 최원준이 이틀 연속 연투를 소화하긴 어렵다. 뜨겁게 타오르던 최원준으로선 비가 야속할 뿐이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