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두산 베어스 최원준은 선발로 보직을 바꾼 뒤 일취월장하고 있다. 이용찬, 크리스 플렉센 등 기존 선발투수들의 이탈로 임시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최원준은 이제 선발 보직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최원준은 플렉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플렉센은 7월 16일 SK 와이번스 최지훈의 타구에 왼발을 맞고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상을 입었다. 재활에 매진하던 플렉센은 최근 불펜피칭을 시작해 9월 중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플레섹이 돌아오더라고 최원준은 선발자리를 지킬 수 있다.
최원준은 플렉센이 빠진 뒤 7월 18일부터 선발로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3일 인천 SK전까지 7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6연승을 달렸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이제는 임시 선발이 아니라 대안이 없는 고정 선발이나 다름없다.
8월 말 두산 로테이션은 라울 알칸타라, 이승진, 유희관, 최원준, 김민규 순이다. 다음 주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수업을 받고 있는 함덕주가 합류하고 ,이후에는 플렉센이 돌아온다. 그래도 최원준은 그대로 로테이션을 지킨다.
최원준은 현재 팀내에서 가장 잘 던지고 있는 선발투수중 한 명이다. 그래서 29일 LG전이 폭우로 서스펜디드 처리된 게 무척이나 아쉽다. 선발로 최원준이 등판했기 때문이다. 그는 3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1개씩을 내주고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피칭을 펼치고 있었다. 팀은 2-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다면, 승리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최원준으로서는 구위를 한창 끌어올리며 52개를 던졌기 때문에 더욱 아쉬웠다. 최원준은 이튿날인 30일 오후 2시30분 시작된 서스펜디드 게임과 이후 LG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다음 등판까지는 닷새를 더 기다려야 한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최원준의)선발 순서를 당길 상황은 아니다. 선발이 처음인 친군데 무리하게 던져서는 안된다"고 했다. 결국 서스펜디드로 넘어간 경기에서 최원준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것으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소화한 셈이다. 평균자책점을 4.08에서 3.95로 낮춘 게 위안거리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어제는 원준이가 제구는 물론이고 체인지업과 같은 변화구를 통한 강약조절이 잘됐다. 그 전과 달리 커브와 슬라이더도 좋았다"면서 "공 자체에 힘이 있었다"고 칭찬했다. 계속해서 선발로 쓰겠다는 것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