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KBO리그 토종 에이스들은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브리핑에서 "구창모(NC)가 언제 돌아올 지 모르나 부상으로 빠져 아쉽다. 내년 올림픽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창모가 올해 토종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 부상으로 빠져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날 현재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가운데 토종 투수는 8위 LG 임찬규(3.88)와 9위 SK 와이번스 문승원(3.95), 둘 뿐이다. 임찬규는 전날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는데, 우천으로 경기가 서스펜디드게임으로 넘어가 공식 기록에 아직 합산이 안된 상태다. 류 감독은 예년에 비해 토종 선발투수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올해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급 투수들이 꽤 눈에 띄기 때문이다. 신인왕 경쟁중인 KT 위즈 소형준을 비롯해 LG 이민호와 김윤식,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허윤동, 롯데 자이언츠 서준원 등을 KBO리그 차세대 에이스로 꼽을 수 있다.
류 감독은 이런 영건들이 제대로 성장 과정을 거쳐 KBO를 대표하는 투수로 올라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우리 팀에 있어서가 아니라 민호나 윤식이가 제대로 코스를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류현진이나 김광현이 그런 수순을 잘 밟고 대표팀 에이스가 됐고 지금은 외국에 나가있지 않은가. 지금 어린 친구들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류 감독은 과거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가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진 투수들을 떠올렸다. 류 감독은 "NC의 윤형배, 삼성에 있었던 이정호, 한화 유창식, 그 앞에 KIA에서 최고 계약금을 받았던 한기주 등은 입단할 때 최고였다. 하지만 딱 떴어야 했는데 그런 게 없어 아쉽다"며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KBO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어야 하는데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쉽게 생각한다"며 재차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다른 팀들과 비교해 LG는 젊은 투수들의 입지가 상당 수준까지 올라왔다. 선발로 활약중인 이민호 김윤식, 중간계투 정우영과 이정용, 마무리 고우석 등은 류 감독 체제에서 주축 세력으로 떠오른 영건들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