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야말로 무한경쟁의 시대가 됐다.
시즌의 절반이 지난 시점이라면 주전 자리가 확실해 져야하는데 SK 와이번스의 외야는 오히려 오리무중이 됐다.
시즌 초반엔 부상, 부진 등으로 인해 오히려 낼 선수가 마땅치 않았는데 지금은 한동민과 고종욱이 부상과 부진에서 돌아온 데다 트레이드로 오태곤까지 합류하면서 자원의 폭이 늘어났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까지 들어오면서 뛸 자리가 더욱 줄어들었다. 화이트가 외야수가 아니지만 기존 외국인 타자인 제이미 로맥과 같은 1루수이기 때문에 둘 중 한명은 지명타자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외야수들은 지명타자 자리까지 없어져 외야 3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퉈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고정 외야수라고 볼 수 있는 멤버는 한동민 고종욱 최지훈이다. 한동민은 팀의 주축 타자로 우익수를 맡고 있다. 고종욱은 올시즌 부상에 부진까지 겹쳐 최악의 시즌을 보냈지만 지난 15일 1군에 복귀한 이후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8경기서 타율이 무려 4할5푼(25타수 12안타)이나 된다. 여기에 '제2이 김강민'으로 키우고 있는 대졸 신인 최지훈이 꾸준하게 기회를 얻고 있다.
베테랑 김강민과 오태곤은 우타자이기 때문에 상대의 왼손 선발이 나올 경우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강민은 지난 19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서 상대 왼손 투수 박주홍이 선발로 나오자 6번 타자로 선발출전해 1회말 인상적인 만루홈런을 터뜨려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 13일 이홍구와의 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오태곤은 14일부터 출전해 타율 3할3푼3리(24타수 8안타)의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대타 요원으로 오준혁도 눈길을 끈다. 오준혁은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서 5-6으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서 대타로 나와 상대 투수 최지광으로부터 깨끗한 2타점 역전 우전안타를 쳐 이날의 히어로가 됐다.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타격 재능은 뛰어나 중요한 순간 나올 수 있는 좋은 대타 카드다. 주전들이 빠졌던 시즌 초반엔 선발로도 자주 출전했었다.
언제든지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 상대와 상황에 맞게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자칫 부진하면 바로 바뀔 수 있기에 선발로 나간다고 안주할 수 없는 상태. 이런 경쟁 체제가 내년시즌을 준비하는 SK에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