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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100패 위기+외국인 3총사 부진' 반환점 돈 한화, 정민철 단장의 험난한 첫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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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년은 '레전드 독수리' 정민철 단장의 한화 이글스 복귀 첫해다. 하지만 올시즌 반환점을 돈 지금, 한화 이글스는 설마했던 시즌 100패의 가능성에 직면해있다.

시즌 전 한화 선수단에는 활력이 가득했다. 새롭게 영입된 장시환, 돌아온 이용규와 하주석이 라인업을 채웠다. 김태균은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정은원을 비롯한 젊은 선수층의 발전도 기대됐다. 외국인 3총사 모두와 재계약, 안정감을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정민철 단장과 송진우-장종훈 코치까지, 한화 영구결번 3인방의 만남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3일까지 74경기를 소화하며 시즌(144경기)의 절반을 넘긴 한화의 성적은 19승 54패(승률 0.260)에 그치고 있다. 8위 삼성 라이온즈에 무려 16경기 뒤진 최하위다. 9위 SK 와이번스와도 어느덧 5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SK도 10연패, 8연패를 하는 등 한화 못지 않은 마음 고생을 겪은 팀이다. 한화는 예상과 상상을 초월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팀별 기록 순위에서 한화의 현 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팀 평균자책점(5.45) 팀 타율(0.237) OPS(출루율+장타율, 0.639) 홈런(39개) 타점(246개)은 10위, 병살(72개)과 실책(54개)은 1위다. 시즌의 ⅓ 가량(48경기)을 소화한 지난 6월말까지의 성적은 12승36패. 이 때만 해도 KBO 역대 최초의 '시즌 100패'는 가능성에 불과했다. 18연패는 바닥처럼 느껴졌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반등 가능성도 제시됐다. 하지만 7월 이후 25경기 성적도 7승18패에 그치고 있다. 부상과 실책 등 불운이 겹친 결과라곤 하지만 .한화의 올시즌 승률은 가장 가까운 '2할 승률팀' 2002년 롯데 자이언츠(승률 0.265)보다도 낮다.

지난해 10월 한화에 몸담은 이후 장시환의 트레이드부터 이현호 정진호 이해창을 영입한 2차 드래프트, 정우람 김태균 이성열 등과의 FA 계약, 최근의 이태양-노수광 트레이드에 이르기까지 정민철 단장의 행보는 대체로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외국인 3총사의 재계약은 사실상 실패로 드러났다. 한화는 개막 한달만인 지난 5월 31일 처음 최하위가 된 이후 단 한번의 탈꼴찌도 이뤄내지 못했다. 개막 두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가을야구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다. 부임 1년차인 정민철 단장이라 한들 이 같은 부진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사상 초유의 시즌 100패와 18년만의 2할 승률도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다. 김태균 이용규 등 베테랑들은 심한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하며 분투하고 있지만,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정은원 하주석 등 비교적 젊은 선수들의 스텝업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호잉 대신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반즈는 타율 2할6푼8리(41타수11안타) OPS 0.814로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지만, 기대했던 장타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팀을 지탱해온 에이스 서폴드는 7월 이후 5연패로 무너지고 있고, 또 한 번의 팔꿈치 부상을 겪은 채드벨의 기량 회복은 요원하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상황도 아니다. 이들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치는 다른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건강하게 시즌을 마무리해주는 것이다.

한화 구단은 추가적인 전력 약화를 가져올 수 있는 논란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개인 성적과 기량 향상 외의 동기 부여를 갖기 어려운 상황. 트레이드 등의 소문이 자칫 팀 분위기를 더 흔들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2할 승률의 기준은 101패다. 43승 101패 기록시 승률 2할9푼9리가 된다. 빙그레 시절 포함 프랜차이즈 35년 역사를 대표하는 레전드 정민철. 단장으로서의 첫 해가 험난하기 짝이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