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BO 심판진의 외국인 감독 길들이기 일까.
올 시즌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은 구심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헌데 심판들의 자의적 판단에 맡기는 상황이 연출되면 대부분 판정의 추가 반대로 기운다.
지난달 7일 광주 KT전에선 임기영의 '보크 사건'이 있었다. 투구 루틴에 크게 한숨을 쉬는 것이 포함됐다며 그것이 투수를 기만하는 행위인 보크에 해당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불같이 화를 낸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에는 (심판진이) 이런 점을 정확하게 짚고 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이기 때문에 숨을 쉴 수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숨을 쉰다고 보크라면 나는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규정 위반에 대한 모습이 나왔다면 심판이 첫구부터 얘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며 "투수의 와인드업이 완전히 똑같다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리고 임기영의 보크 동작은 누구를 기만하고 속이려고 하는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달 19일 광주 두산전에서 더 황당함을 겪었다. 중요한 순간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심판이 묵살해버렸다. 심판진의 이유는 윌리엄스 감독의 사인을 못봤다는 것. 그러나 당시 윌리엄스 감독은 요청 사인을 두 차례나 냈다. 너무 빨랐던 첫 번째 동작을 제외하더라도 심판은 윌리엄스 감독의 두 번째 요청 사인을 봤음에도 모른척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에서 심판진과 또 다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3회 말 무사 2루에서 롯데 이대호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주자 전준우가 KIA의 협살에 걸렸다. 헌데 박찬호가 전준우를 태그하는 과정에서 태그가 이뤄지지 않았고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헌데 전준우는 내야 잔디가 있는 곳까지 밟으며 태그를 피하려고 몸을 기울였다. 심판진은 3피트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자 윌리엄스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나와 항의했다.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상황에 대해 논란이 일자 부산 심판조 조장인 이영재 KBO 심판팀장은 "런다운에 걸렸던 전준우가 베이스 사이를 오가다 3루 방향으로 몸을 틀 때, 3루 방향에서 공을 잡은 박찬호가 앞으로 뛰어 나오다가 몸을 돌려 전준우에게 태그 자세를 취했다"며 "3루심은 당시 박찬호의 플레이는 전준우가 아닌 1루에서 2루로 뛰던 이대호를 잡기 위한 플레이라고 봤다. 박찬호가 결정을 바꿔 전준우를 태그하려 했지만, 그 때는 주자가 수비수 앞이 아닌 옆으로 지나쳐가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찬호가 공을 잡은 뒤 전준우를 수비하려 했다면, 잔디를 밟고 뛴 전준우는 태그를 회피했다고 해도 아웃이 선언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박찬호는 1루 주자를 잡으려다 뒤늦게 전준우를 수비하는 쪽으로 바꿨다"며 "자세히 보면 3루로 방향을 튼 전준우의 몸은 이미 잔디와 가깝게 향해 있었다. 잔디를 밟는다고 해서 꼭 3피트룰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의 어필에 대해서도 "윌리엄스 감독은 잔디를 밟은 부분이 3피트룰 위반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심판 재량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며 "더그아웃의 위치상 전준우가 3피트룰을 위반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윌리엄스 감독의 어필은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통역을 거치기 때문에 심판과 직접 소통이 안되는 부분도 한 가지 요소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심판 자의적 해석이 필요한 상황마다 '야구종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현역 시절 대스타로 뛴 윌리엄스 감독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심판진의 설명과 해석은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
'상남자' 윌리엄스 감독은 "빨리 털어버리겠다"며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지만, 장맛비로 범람 수위까지 오른 하천처럼 가득 찰대로 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