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문영기자] 빅리그 올스타 출신의 키움 러셀이 2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KBO리그 첫 신고식을 치뤘다. 첫날부터 러셀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과 몸에 맞는볼 등을 기록하며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러셀은 역대 KBO리그에 도전한 외국인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 한다. 2015년 21세 나이로 빅리그에 올라온 러셀은 데뷔 2년 차인 2016 시즌에 뛰어난 수비력과 공격력(홈런 21개)을 보여줬다. 그는 주전 유격수로서 컵스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6차전 6타점)을 하며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뽑히기도 했다 작년에는 백업으로 82경기를 뛰고 시즌 종료 후 컵스에서 방출됐다.
외국인 선수제도가 생긴 지 22년째가 되는 KBO 역사에 시작전부터 러셀처럼 주목받았던 선수는 꽤 많았다. 제도 도입 직후에는 마이너리그 출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외국 선수들에게도 KBO리그가 괜찮은 직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는 빅리그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데이비스(한화), 우즈(두산), 브리또(SK), 호세(롯데), 테임즈(NC)등 역사적인 용병타자들도 있었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했던 선수들이 오히려 실망스러운 성적을 낸 경우도 많았다. LG가 2019년 영입했던 토미 조셉은 메이저리그에서 직전 두 시즌 동안 2년 연속 20홈런, 출루율+장타율(OPS) 0.8 이상을 기록한역대 최고 기대주였다. 하지만 7월 방출되기 전까지 최종 성적은 타율 0.274, OPS 0.758로 메이저리그보다 못한 성적을 남겼다. '호타준족'으로 큰 활약을 기대했던 KIA의 해즐 베이커는 11경기에서 타율 0.146이라는 최악의 부진끝에 시즌 1호 퇴출을 당했다.
단일 시즌 성적으로만 봤을때 2015년 NC테임즈가 가장 기록적인 외국인 타자로 평가 받는다. 그동안 외국인 타자들은 홈런이 많으면 발이 느리거나 타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도루가 많으면 홈런이나 클러치 능력에서는 뒤쳐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테임즈는 40홈런-40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평생 한번도 치기 어렵다는 사이클링 히트를 KBO최초로 단일 시즌에 2번이나 달성한 선수가 되었다.
[KBO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들]
데이비스는 1999년 한국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타율 3할2푼8리 30홈런 106타점 35도루를 올리며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7시즌 통산 타율 3할1푼3리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를 올렸다. 공격과 수비, 주루 등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한국형 용병의 모범사례로 각광을 받았다. 두산과 KT를 거친 외국인 투수 니퍼트 (2011~2018년까지 8시즌)를 제외 하면, 타자중에서는 데이비스가 (1999~2002년과 2004~2006년까지) 7시즌을 뛴 최장기 근속 용병이다.
브리또는 2000년 SK에서 데뷔해 2005년 한화 이글스까지 6년간 활약했던 내야수였다. 첫해인 2000년에 타율 3할3푼8리(137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3위에 올랐다. 15홈런과 70타점으로 당시 약체였던 SK에서 맹활약했다. 2001년에도 타율 3할2푼에 22홈런, 80타점을 기록했던 브리또는 2002년엔 삼성으로 가서 타율 2할8푼3리, 25홈런, 90타점의 맹활약으로 삼성의 첫 우승에 기여했다. 2003년까지 삼성에서 활약한 브리또는 2004년 다시 SK로 가서 뛰었고, 2005년엔 한화에서 타율 2할8푼6리, 17홈런, 43타점을 기록한 뒤 한국을 떠났다. 6년간 635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2할9푼2리, 112홈런, 391타점을 기록했다.
우즈는 98시즌 OB베어스에 입단해 첫 해부터 42홈런을 터뜨리며 주목받았다. 99년에는 이승엽과 홈런왕 경쟁을 펼칠 만큼 막강한 파워를 자랑했다. 우즈는 베어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이자 KBO 리그 역사상 최고의 용병에 항상 손 꼽히는 선수다. 역대 최초로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며 40홈런을 거둔 선수이며, 홈런왕과 시즌 MVP를 달성하였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를 이루어 두산 베어스의 강타선을 이끌었다. 심정수가 트레이드 된 2001년에는 김동주-심재학과 트리오를 형성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무너뜨리고 두산의 세 번째 우승을 이끌어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었다.
호세 하면 관중석 배트 투척 사건이나 배영수에 돌진한 벤치 클리어링 장면이 떠올라 악동 이미지가 강하지만 성격만큼이나 화끈한 플레이로 롯데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도미니카 출신의 호세는 1999년, 2001년, 2006~2007년 4시즌 롯데에서 활약하며 411안타 95홈런 314타점 타율 3할9리의 걸출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2001년 한 시즌 최고 출루율(0.503), 63경기 연속 출루, 사상 첫 2경기 연속 만루홈런, 사상 첫 1경기 좌우타석 홈런 등 다양한 기록을 남겼다.
테임즈는 정확한 컨택 능력과 빠른발에 파워까지 겸비한 이상적인 '호타 준족' 1루수 로서 KBO리그 역대 최강의 외국인 타자로 뽑힌다. 2014년 NC에 입단한 테임즈는 그의 두번째 시즌에서 타율 0.381, 47홈런, 180안타, 140타점, 40두루 130득점을 기록해 MVP를 거머쥐었다. KBO리그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킨 테임즈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