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기적처럼 터진 연타석 홈런이었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LG 트윈스전에서 연타석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로하스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8회말과 9회말 잇달아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팀의 10대9 승리를 이끌었다.
7회말 시작 전까지만 해도 KT는 패색이 짙었다. LG 선발 타일러 윌슨에게 막혀 3안타 1득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그러나 윌슨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말부터 공격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고, 로하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7-8, 1점차까지 추격이 이뤄졌다. 로하스는 LG 좌완 불펜 진해수와의 2B1S 승부에서 높게 들어온 144㎞ 직구를 받아쳐 동점을 만들었다.
KT는 9-8로 역전한 9회초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용의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우월 동점 홈런을 맞으면서 다시 분위기가 흐려졌다. 그러나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로하스가 LG 우완 여건욱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128㎞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로하스의 연타석포는 KBO리그 통산 네 번째 좌우 연타석 홈런 기록. 로하스는 지난 5월 23일에도 좌우 연타석포를 터뜨린 바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도 LG였다.
로하스는 "경기 내내 투수들이 어렵게 승부를 해왔다. 마지막 타석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확하게 공을 맞추고자 했다"며 "배트에 공이 맞을 때 장타가 될 것 같은 느낌은 들었지만 경기 내내 맞바람이 불어 확신할 순 없었다"고 끝내기 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8회말 자신의 동점 홈런과 9회초 동점 상황을 두고는 "첫 스윙 때는 홈런을 의식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출루만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동점이 되는 순간 나도 사람인지라 실망감이 있었지만, 이어지는 공격에서 나 뿐만 아니라 누구든 잘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로하스는 역대급 페이스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타율-홈런-타점 모두 선두를 달리면서 2010년 이대호 이후 10년 만의 타격 트리플크라운(3관왕)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로하스는 "작년에는 벌크업에 치중했는데, 올 시즌엔 유연성을 기르는데 중점을 뒀다. 감독님의 조언도 있었고, 마침 내 생각과도 일치했다"며 "파워에 유연성이 더해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개인 기록에 대해 크게 의식하진 않지만,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홈런과 타율에는 의미를 두고 싶다"며 "트리플크라운 달성은 굉장히 영광스런 기록이다. 내 최대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지만, 그 과정에서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하게 된다면 분명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