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가장, 그리고 베테랑으로서 책임의 무게가 더욱 커지고 있다. 울산 현대의 박주호(33) 얘기다.
박주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비 자원이자 K리그 인기 스타다. 하지만 최근 두 시즌의 시선은 썩 좋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박주호의 몸 상태를 두고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올해도 남들보다 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정강이 피로골절 회복 때문이었다.
박주호는 우려의 시선을 스스로 잠재웠다. 지난 19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강원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2라운드 대결이 대표적인 예다. 이날 선발 출격한 박주호는 풀타임 소화하며 강원의 막강 화력을 잠재웠다. 수비와 중원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전반 26분에는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덕분에 울산은 1대0 승리를 챙기고 1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 뒤 박주호는 "지난해 정강이 피로골절을 참고 뛰었다. 우승 경쟁 중인만큼 버티면서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밸런스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완벽하게 치료한 후에 100% 몸으로 시작한다는 마음을 먹었다. 부상 부위는 완벽하게 괜찮아졌다. 현재 계속해서 경기를 뛰지만 만족하지 않고 더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호는 어느덧 팀 내 최고선임자가 됐다. 베테랑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박주호는 "원두재 설영우 등 어린 선수들도 팀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다. 누가 경기에 나가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선수가 기회를 잡는다. 개인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팀이 승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즐거운 분위기 속 긴장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도 더욱 커졌다. 그는 개막 전 셋째를 얻었다. 이제는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박주호는 "나은이(첫째)는 아빠가 축구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안다. 건후(둘째)도 나를 알아보는 나이다. 응원을 열심히 한다"며 웃었다.
건강하게 돌아온 박주호는 두 가지를 향해 달린다. 우승, 그리고 행복한 축구다. 그는 "이근호 형과 두 달 정도 함께 재활했다. 올해는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팀에 힘을 보태자고 다짐했다. 근호 형도 부상 부위가 좋아졌다.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축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매 경기 결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와는 차이점이 있다. 올해는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결과와 내용을 모두 챙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