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에이스의 위용은 언제쯤 드러날까.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또 무너졌다. 데스파이네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4⅔이닝 11안타(1홈런) 2볼넷 5탈삼진 8실점 했다. 총 투구수는 123개. 데스파이네가 한 경기 5실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6월 2일 수원 두산전(5이닝 10실점) 이후 이날이 두 번째다. 투구 수는 지난 3일 수원 키움전(117개)에서 기록했던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에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1회말 NC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데스파이네는 이명기의 3루수 땅볼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이어진 1사 2루에서 나성범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후 두 타자를 버타 처리하면서 이닝을 잘 마무리 했다. 하지만 2회말 선두 타자 강진성의 유격수 땅볼이 내야 안타가 된 뒤부터 흔들림이 커졌다. 노진혁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데스파이네는 애런 알테어에게 우중간 펜스 직격 3루타를 내주며 2실점을 했다. 김태군의 희생타로 1점을 더 내준 데스파이네는 박민우를 삼진 처리했으나, 이명기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5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 2실점이 더해졌다. 2회까지 투구 수가 66개에 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데스파이네는 3연승 중이었다. 4경기 연속 6이닝 및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초반 집중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KT 이강철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공격적인 투구로 연결해 만든 결과물이다. 하지만 NC전에서 이런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졌고, 결국 초반에 무너지는 결과물로 반복됐다.
데스파이네가 KT 유니폼을 입은 올 초 기대감은 컸다. 쿠바 출신으로 150㎞ 직구를 무리 없이 뿌리는 강력한 힘과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KT의 1선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다. 미국 스프링캠프 당시 투구를 지켜본 이 감독으로부터 "1선발이 갖춰야 할 자질을 모두 갖춘 선수"라는 극찬도 받았다. 하지만 개막 이후 승패를 오가면서 좀처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5할 승률에 도달, 중위권 싸움에 돌입한 KT에게 데스파이네의 부진은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