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기민한 움직임과 최상급 개인기, 그리고 상대 수비마저 무너트리는 날카로운 슈팅까지.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다 보여줬다. 멋진 골이 상대 수비의 자책골로 기록된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손흥민의 초반 활약에 해리 케인의 골 본능을 앞세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3연승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앞세워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홋스퍼 스타디움 개장 후 첫 4연승을 기록했다. 더불어 최근 5경기 연속 무패와 3연승을 내달렸다.
간판 공격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맹활약했다. 이날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레스터시티를 상대했다. 요리스가 골문을 지켰고, 알더베이러트와 산체스, 오리에와 데이비스가 포백을 구축했다. 허리에는 시소코와 윙크스, 로 셀소가 나섰다. 스리톱으로는 손흥민과 케인, 루카스가 출전했다.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합작품이었다. 케인이 2선에서 아웃프런트를 이용한 롱패스로 전방의 손흥민에게 길게 넘겼다. 손흥민은 이 공을 받아 상대 페널티박스쪽으로 치고 올라갔다.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진입한 손흥민은 현란한 개인기로 수비진을 벗겨냈다. 이어 살짝 중앙쪽으로 이동하면서 슛 찬스를 만들었다.
상대 수비진의 틈 사이로 살짝 나온 공간, 여지없이 오른발 강슛이 한 타이밍 빠르게 나왔다. 완벽에 가까운 슈팅. 더구나 이 공은 상대 수비 저스틴의 다리에 맞으며 궤도까지 틀어졌다. 상대 골키퍼가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당초 이 골은 손흥민의 득점으로 선언됐다. 상대 수비의 몸에 맞지 않았더라도 골이 될 수 있는 유효슈팅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 하지만 20여분 뒤 기록이 정정됐다. 손흥민의 골이 아닌 레스터시티 수비수 저스틴의 자책골로 공식 선언됐다. 손흥민이 사실상 다 만들어낸 골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현장의 최종 판단은 자책골이었다. 시즌 12호골이 날아간 순간.
비록 손흥민의 골은 인정받지 못했으나 토트넘은 기세를 계속 이어나갔다. 케인이 전반 막판 2골을 몰아넣었다. 전반 36분에 상대 코너킥 직후 손흥민이 공을 가로챈 뒤 루카스에게 패스했다. 루카스는 전방의 케인에게 길게 넘겼다. 이를 잡은 케인이 곧바로 슛을 날려 2-0을 만들었다. 케인은 3분 뒤 추가골까지 넣었다. 다시 역습 상황. 후방에서 찔러준 공을 받은 케인이 오른발로 공을 감아차 반대편 골포스트쪽으로 보냈다. 골키퍼가 날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토트넘은 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이후 레스터시티의 반격이 후반에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그때마다 토트넘 골키퍼 요리스의 진가가 발휘됐다. 손흥님은 후반 43분에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이미 승부가 크게 기운 시점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