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잠시 구위를 되찾기 위해 개점휴업 중인 KIA 타이거즈의 클로저 문경찬(28)은 구속으로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강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구위와 칼날 제구력이 강점이었다.
2020시즌 평균구속은 직구 기준 140.4km에 불과하지만, 가끔씩 150km에 가까운 구속이 나올 때가 있다. 올 시즌에도 147~149km까지 찍은 적이 있다. 지난해 임시 소방수로 보직을 변경한 뒤 6월 22일 잠실 LG전에서도 149km를 찍어 자신이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구속도 떨어지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세 경기 연속 등판에서 3실점씩하며 두 차례 팀 승리를 날려버렸다. 지난 23일 부산 롯데전에선 9회에 올라와 아웃카운트 한 개밖에 잡아내지 못하고 4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3일 뒤 키움전에서도 1이닝 동안 홈런 두 개를 포함해 3안타 1삼진 3실점했다. 또 충격의 3실점이 이어졌다. 5일 NC전에서 ⅔이닝 동안 1홈런 포함 3안타 1볼넷 3실점으로 2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문경찬은 지난 7일 팔꿈치 근육 통증을 이유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10일 서재응 투수 코치의 1대1 지도를 받았다. 서 코치가 진단한 문경찬의 급격한 부진은 무릎과 익스텐션(투구판부터 공이 던져지는 순간까지의 거리)의 마지막 동작이었다. 당시 서 코치는 "너는 때리는 투수가 아니다. 공을 때리려 하지 말고 끝까지 눌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경찬은 투구폼이 화려한 스타일이다. 헌데 익스텐션 이후 짧아진 마지막 동작이 볼끝을 살리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볼끝이 살지 않자 평균 140km 공은 배팅볼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여기서 연계된 문제점은 무릎 밸런스였다. 투구시 지지대 역할을 하는 왼무릎이 벌어지는 현상이었다. 왼무릎이 벌어지지 않으면 140km대 중후반의 공이 뿌려지고, 벌어지면 130km 후반~140km 초반대 공이 나오는 것이었다.
사실상 올 시즌부터 풀타임 클로저가 된 문경찬은 구속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하는 보완점을 안고 있었다. 조상우(키움) 원종현(NC) 고우석(LG)처럼 150km 이상을 뿌릴 수는 없다. 140km대 중반까지는 끌어올려야 자신감과 긴 익스텐션을 이용해 150km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서 코치의 진단이 문경찬의 구속 증가를 이뤄낼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