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이강인은 지난 레알 마드리드 전 과격한 파울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징계도 받았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발렌시아는 라리가 재개 이후에도 부진했다. 4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발렌시아는 사령탑을 교체했다.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을 경질하고 보로 곤살레스 감독을 영입했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아틀레티코 빌바오전에서 발렌시아는 0대2로 완패했다.
당시 5명의 선수교체가 있었다. 발레호, 솔레르, 체리세프, 가메이로, 와스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없었다.
5일 그라나다와의 원정 경기도 있었다. 발렌시아는 2대2로 비겼다. 이날은 빡빡한 일정 때문에 발렌시아가 로테이션을 활발하게 돌렸다.
막시 고메스, 콘도그비아 등 주전급 선수들이 벤치에서 출격했다. 그러나, 이날도 이강인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5명의 교체선수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강인의 팀내 입지는 이렇게 좁아지는 듯 했다. 발렌시아는 서서히 추락하고 있었다. 리그 재개 이후 좋지 않았다. 지난 6월22일 오사수나전 2대0 승리. 그 이후 3연패에 빠졌고, 승리가 필요했던 그라나다전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강인이 발렌시아를 구해냈다.
가장 궁금한 점. 과연 이강인의 팀내 입지는 어떻게 될까.
일단 상황은 긍정적이긴 하다. 보로 곤잘레스 감독은 발렌시아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승을 따냈다. 곤잘레스 감독 입장에서도 이강인의 교체 카드는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절묘한 한 수'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의 팀내 입지 변화에 대한 구체적 얘기는 없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힌트는 있다.
스페인 마르카는 8일 '89분 이강인의 화려한 골로 2대1로 발렌시아가 승리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보로 곤잘레스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를 상세하게 실었다.
여기에 힌트가 보인다. 그는 '승리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이번 승리가 우리 팀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한 이강인이 팀 분위기를 바꾼 일등공신이다.
'페란 토레스를 왜 기용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곤잘레스 감독은 '페란 토레스의 경우 교체 옵션 중 하나였다. 하지만, 바야돌리드는 수비가 매우 좋은 팀이다. 우리는 라인과 라인 사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누군가 필요했다. 수비진을 교란시키고, 상대 수비에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누군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즉, 중원과 전방에서 상대의 견고한 수비를 뚫을 수 있는 창의적 플레이가 필요했다는 의미.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 최적의 카드가 이강인이었다는 얘기다. 과연 이강인이 극적 결승골을 계기로 발렌시아에서 좀 더 많은 출전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상황은 긍정적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