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최근 들어 거의 매년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소속선수 1명 이상이 RB 라이프치히(독일)로 이적한다. 말이 '이적'이지, 사실은 같은 '레드불'을 모기업으로 둔 구단이어서 '본사발령'쯤으로 여겨도 무방하다.
다요 우파메카노(21), 아마두 하이다라(22), 콘라드 라이머(23), 피터 굴라시(30)가 이 스텝을 밟은 라이프치히 소속 선수들이다.
올해에는 황희찬(24)이 '인사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본사의 콜을 받는 잘츠부르크 사원'이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황희찬은 지난 29일 잘츠부르크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11골을 넣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 3골을 넣는 등 잠재력을 폭발했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선 '디펜딩 챔프'리버풀을 상대로 골맛을 보며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렸다.
그동안은 프리미어리그 클럽 울버햄턴이 유력한 행선지로 떠올랐으나,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지난 24일 황희찬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황희찬이 라이프치히로 갈 것 같다. 마음은 정한 걸로 안다. 남은 건 (이적발표)시기"라고 귀띔했다. 현지시간 29일 독일, 오스트리아 언론은 본격적으로 황희찬과 라이프치히를 연결하기 시작했다. 첼시로 떠난 라이프치히 에이스 '티모 베르너의 대체자' '잘츠부르크에서 라이프치히로 넘어가는 19번째 선수'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입단 유력'을 넘어 '거피셜'(거의 오피셜)로 봐도 무방한 흐름이다.
유럽에 국내선수를 진출시킨 경험이 있는 한 에이전트는 "황희찬이 라이프치히를 택했다면, 그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해 성공한 케이스는 드물다. 라이프치히는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색깔을 지닌 동시에,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정도의 전력을 지닌 팀이다. 잘츠부르크에서 요구하는 이적료(1000만 유로 추정)를 맞춰줄 몇 안 되는 클럽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2016년 여름 잘츠부르크에서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나비 케이타(25)는 2년 뒤인 2018년 이적료 6천만 유로에 리버풀로 '점프'했다. 같은해 라이프치히에 입성한 우파메카노는 3년만에 빅클럽이 노리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몸값이 4배 이상 증가했다. 물론 경쟁을 이겨내야하지만, 한층 더 성장하기엔 나쁘지 않은 환경을 갖췄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감독도 매력적이다. '제2의 펩 과르디올라'로 불리는 율리안 나겔스만(32)이 올시즌 팀을 한차원 발전시켰다. 라이프치히는 올시즌 구단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