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사이코지만 괜찮아'에는 '연출의 맛'이 있다.
방송 2주차를 맞이하는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조용 극본, 박신우 연출)를 향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초반 호불호가 갈리는 스토리로 인해 시청자들의 반응을 반으로 나눴던 '사이코지만 괜찮아'였지만, 역대급 스케일의 연출력이 그 빈틈을 우려 대신 기대감으로 가득 채우며 방송 2주차를 맞을 준비를 마친 것.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첫 방송부터 역대급 스케일의 연출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우들의 등장 전 애니메이션 프롤로그로 포문을 여는 참신한 시도부터, 문강태(김수현)와 고문영(서예지)의 과거를 보여준 모든 장면들에 이르기까지 박신우 PD가 만들어낸 역대급 미쟝센이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문강태와 고문영의 엘리베이터 대치 장면 등 연출 구석 구석 디테일을 숨겨두는 노력 덕분에 이를 찾아내는 재미 또한 있다.
박 PD의 연출력은 곳곳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문강태와 고문영의 성격을 표현해주는 모든 장면들뿐만 아니라, 극중 자폐 스펙트럼(ASD),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HFA)인 문상태(오정세)의 널뛰는 심리 상태를 시각화해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높인 점도 주목할 부분. 고문영의 팬사인회로 향하는 문상태의 발걸음 하나 하나를 디테일한 연출력과 만화적 상상력을 통해 표현해냈고, 그 덕분에 시청자들 역시 문상태의 심정을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며 극의 이해도를 높였다.
'디테일 장인'이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박신우 PD는 이미 SBS '질투의 화신'(2016) 속 세련된 연출을 통해 이 같은 호평을 획득했다. 당시 박신우 PD는 가위바위보를 형상화한 슬리퍼의 모양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화장실에 달린 남녀 기호로도 감정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등 시청자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해석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으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이 같은 연출에 대한 기대감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박 PD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걸맞는 연출력으로 매회 방송 속 숨은 뜻과 디테일을 통해 등장 인물들의 감정을 쌓아가고 있다. 이 노력은 서사가 쌓이며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와도 같은 상상력과 연출 덕분에 젊은 세대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OTT플랫폼에 익숙한 젊은 층은 넷플릭스 등을 통해 감상과 재감상을 이어가며 박 PD의 숨은 디테일을 찾아내는 중. 이 덕분에 넷플릭스 내 한국의 TOP10 콘텐츠 중 일주일 내내 1위를 차지, 그 저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TV 매체로의 역류 역시 기대해 볼 만 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이제 시작이다. 16부작 중 고작 2회만을 내보낸 상황. 상승세를 만들어낼 무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재현 CP는 "이제 첫 주가 지난 시점이니 만큼, 앞으로를 더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2회 말 주인공들의 무대가 그들의 고향인 '성진시'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강태와 문영의 로맨스와 미스터리 서사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시청률 상승의 무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