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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빅히트 업은 '아이랜드', '프듀' 조작 여파 속 첫방…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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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net 새 아이돌 서바이벌 '아이랜드'가 베일을 벗는다.

'아이랜드'는 지난해 합작법인 빌리프랩을 설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와 CJ ENM이 처음으로 함께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3년간 지속적인 캐스팅 오디션을 진행해 국내외에서 참가자들을 선발했다. 이에 투입된 자금만 무려 200여억원.

김선우 김윤원 김태용 노성철 니콜라스 니키 다니엘 박성훈 변의주 양정원 이건우 이영빈 이희승 정재범 제이 제이크 조경민 최세온 최재호 추지민 케이 타키 한빈 등 23명의 출연진은 독특한 세계관을 녹여낸 3000여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 전용 공간에서 생존 대결을 펼친다.

프로듀싱은 빅히트 방시혁 의장, 가수 겸 배우 비, 블락비 지코가 맡는다. MBC '위대한 탄생' 이후 10년만에 심사위원으로 출격하게 된 방시혁은 "K-POP 아티스트들도 상향 평준화돼 대중이 기대하는 바가 높아졌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을지, 이 친구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된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우선 최근 촬영장에서 스태프가 낙상사고를 당한데다 출연자 중 한명도 무대에서 떨어져 골절상을 입고 중도하차했다. 안전문제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부족함이 없는 이슈인 만큼, 촬영현장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CJ ENM 정현진 상무는 "5월 말 촬영 현장에서 낙상사고가 발생해 즉각 촬영현장을 점검하고 세트장에 안전펜스를 추가설치하는 등 안전시설을 보완하는 한편 제작 인원을 보강해 좀더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취했다. 부상자의 경우 치료와 회복과정을 당사에서 모두 지원하고 있으며 소속사와 협의해 회복 이후 다양한 지원책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Mnet이 바로 '프로듀스' 조작 사태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프로듀스'를 이끌었던 김용범 CP와 안준용 PD는 전 시리즈에 걸쳐 연습생들의 투표 결과를 조작해 탈락자와 합격자를 뒤바꾸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프로듀스X101' 생방송 종료 후 연습생 득표수가 특정 숫자의 배열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세간에 알려졌다.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Mnet과 제작진을 검찰에 고소, 고발했고 경찰은 제작진 사무실과 문자투표데이터 보관업체, 연습생 소속사 등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프로듀스' 모든 시리즈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제작진과 Mnet은 조작 의혹에 대해 강력부인했으나 결국 김용범 CP와 안준용 PD가 경찰에 구속되며 검은 민낯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조작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5월 29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태가 악화되자 Mnet은 지난해 12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K-POP 부흥에 힘쓰고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연습생들에게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피해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K-POP 부흥을 위해 만들겠다던 기금 또한 감감무소식이다.

이처럼 프로그램을 조작하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피해 보상만 운운해 온 Mnet에 대한 시청자 신뢰도는 제로 베이스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무늬만 관찰형 리얼리티일 뿐, 서바이벌과 다름 없는 '아이랜드'가 출발을 알린 만큼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Mnet은 당시 "대중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서바이벌 오디션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단 6개월 만에 대중의 신뢰가 회복됐다고 믿는 그 오만함의 끝이 좋을 수 있을까.

정형진 상무는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는 투표 뿐 아니라 여러 기준에 따라 복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투표 자체가 Mnet 플랫폼이 아닌 외부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며 외부 참관인 제도를 도입해 외부인이 직접 진행과정에 참여하고 검수까지 마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평가 과정이나 투표 절차에 대해서는 공개된 바가 없다. 데뷔조 선발 기준과 인원수 조차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아무리 빅히트를 등에 업었다고는 하지만 무엇 하나 명백하게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또 한번의 '프로듀스' 조작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또 한번 젊은 연습생들의 꿈과 노력만 착취당하는 건 아닌지, 안타까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