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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환상데뷔 그후 1년 성장중인 백승호, 그를 응원하는 '미드필더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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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19년 6월 11일은 '축구천재 백승호'(23·SV다름슈타트)가 '국대 백승호'로 거듭난 날이다.

백승호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선발출전해 후반 33분 주세종(FC서울)과 교체돼 나갈 때까지 패스 연계, 볼 키핑, 과감한 개인기 등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 전반 15분 상대선수 5명을 돌파하는 환상 드리블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파울로 벤투 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엄지를 들었고, 백승호는 "국가대표는 내가 축구를 시작한 이유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운 데뷔전으로 남았다.

전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지난 1월 국가대표 은퇴 전 근 10년 가까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지켰던 기성용(마요르카) 역시 그날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6월 초 구자철(알 가라파) 백승호 황희찬(잘츠부르크)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 대표팀 동료 및 후배와 한 화상통화에서 "(백)승호, 그날 기가 막히게 하더만"이라는 말로 '제2의 기성용'으로 주목받는 후배의 데뷔전 활약을 칭찬했다. 화상통화를 기획한 '구자철 유튜브'의 호스트 구자철도 "그날 경기장에 있었다. 데뷔전 정말 잘했다"고 동조했다. 수줍음 많은 성격인 백승호는 형들의 칭찬에 수줍게 웃었다. "A매치 몇 경기를 뛰었냐"는 기성용의 질문에 "3경기요"라고 말할 때도 수줍어했다.

이란전이 끝나고 어느덧 1년여가 흘렀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지 않아 축구팬들은 국내에서 백승호의 플레이를 또 지켜볼 수 없었다. 하지만 백승호는 독일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지난달 중순, 근 두 달만에 재개한 독일 2부리그에서 7경기를 뛰었다. 지난 14일 하노버96과의 2부 31라운드에서 3대2 승리를 이끄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재개 이후 선발 출전 횟수가 많지 않지만, 꾸준한 출전으로 독일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한편,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꾸준한 경기 출전'은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백승호가 가장 바라던 것이다. 한국나이로 올해 스물넷인 백승호가 '프로 1군'에서 이토록 많은 경기(26경기)를 소화한 건 다름슈타트로 이적한 올 시즌이 처음이다.

미드필더 출신 기성용과 구자철은 그런 백승호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볼프스부르크, 마인츠 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전성기를 보낸 구자철은 "독일 축구는 유독 템포를 강조한다. '축구를 잘 못한다'고 생각되는 선수들을 (드리블로)제치기가 쉽지 않다. 아시아에서 온 미드필더가 힘이 좋은 독일 축구에서 살아남으려면 본인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경험을 살린 조언을 했다. 백승호는 "이적 초반에 스페인에서 하던대로 여유있게 플레이를 했더니 감독, 코치가 공을 잡으면 최대한 빨리 앞으로 전진하라고 한다. 독일이 힘이 좋고 많이 뛰는 축구를 해 쉽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반보단 많이 적응했다"고 했다.

기성용은 '공감'을 통해 백승호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기성용은 (대표팀에서)플레이할 때 어려운 건 없는지"를 물었다. "동료들이 도와줘서 괜찮다"는 백승호의 답에 "그 자리(국가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가 원래 힘든 자리"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백승호 김민재 황희찬 등을 향해 "너희가 이제 최소 (A매치)100경기까지 대표팀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승호는 지난 1월 스포츠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제 프로무대에서 제대로 뛰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장은 다름슈타트에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데 집중하겠지만, 나중엔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었다. 그는 올 시즌 남은 리그 2경기를 잘 마무리한 뒤 10월에 열릴 예정인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대표팀 재승선을 노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