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양 팀 합쳐 13명의 투수가 등판한 혈전이었다. 하지만 불펜이 흔들려도 NC 타선은 강했다. 정우람이 등판할 수 없는 한화와 달리 NC는 원종현이 있었다.
NC는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박석민의 결승타를 앞세워 9대6으로 승리했다. 두 차례 빅 이닝을 주고받고, 양팀에서 투수 12명이 등판하는 총력전 끝에 얻은 값진 승리였다.
이날 NC는 나성범을 우익수로, 부상에서 돌아온 노진혁을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나성범이 우익수로 출전한 것은 올시즌 6번째다. 양의지가 이석증으로 빠진 자리에는 신예 김형준을 기용했다. 김태군이 홀로 안방을 도맡느라 피로가 쌓였다는 판단이었다. 5선발 김진호 역시 데뷔 이래 2번째 선발등판인 만큼, 전날 미리 김영규를 콜업해 불펜에 대기시켰다.
한화는 2연투를 소화한 정우람에게 휴식을 주는 한편, 부진한 제라드 호잉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선발 김민우는 지난 5월 10일 롯데 전 2⅓이닝 6실점(5자책) 경기 후 열흘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앞서 최원호 감독 대행은 "김범수와 함께 향후 한화 선발진의 주축이 되어줄 선수"라며 신뢰를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김민우의 복귀전은 혹독했다. 1회 무사 1, 2루 찬스는 도루 실패와 후속타 불발로 무산됐다. 반면 2회말에는 병살타성 타구를 유도했지만, 유격수 조한민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실책으로 나간 노진혁이 김형준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순식간에 2실점. 이어진 박민우의 타석에서는 포수 박상언의 패스트볼(포일)에 이어 투수 강습 타구에 오른쪽 발목을 강타당하는 불운까지 겪었다.
5회에는 또다시 내야 실책이 나왔다. 무사 1루 상황에서 3루수 노태형이 다리 사이로 공을 빠뜨린 것. 강진성의 희생플라이와 나성범의 2루타로 4점을 허용한 김민우는 박상원과 교체됐다. 박상원이 권희동에게 2점 홈런을 허용, 점수는 6대1로 벌어졌다. 김민우는 5실점(3자책) 투수가 됐다.
하지만 NC 불펜도 한화 타선에 쓴맛을 봤다. 7회초 좌타자 스페셜 리스트로 등판한 임정호는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노수광에 볼넷, 이용규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뒤를 이은 필승조 배재환은 김태균에 볼넷, 최진행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성열의 땅볼과 정은원의 3루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동점. 한화로선 5월 21일 KT 위즈전 이후 한달, 246일만에 맛본 '5점 빅이닝'이었다.
NC도 7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1사 1, 2루에서 김진영의 폭투, 박석민의 2타점 적시타, 알테어의 행운의 안타가 이어지며 9대6으로 다시 앞섰다.
한화는 NC의 6번째 투수 임창민을 상대로 볼넷과 안타, 몸에 맞는볼을 묶어 만루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김태균의 2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성 타구를 박민우가 슬라이딩 캐치, 1득점에 그쳤다. NC는 마무리 원종현을 올려 8회를 틀어막았다.
원종현은 9회말 한화의 마지막 공격을 3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 11세이브로 문경찬(KIA 타이거즈)을 제치고 다시 구원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NC는 김진호 김영규 박진우 임정호 배재환 임창민 원종현까지 7명, 한화는 김민우 박상원 이현호 신정락 김진영 황영국 등 6명의 투수를 올리며 총력전을 벌였다. NC가 어렵사리 승리의 달콤함을 맛봤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