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외인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6월 들어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자가격리 후유증에 시달리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두 투수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LG는 '6인 로테이션'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는 시즌 초반 정찬헌과 이민호를 번갈아 5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윌슨은 6월 들어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50, 켈리는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76을 마크중이다. 윌슨의 경우 최근 3경기를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면서 3실점 이내로 막았다. 5월 5경기에서 4실점 이상을 2번 한 것과 비교하면 LG의 에이스다운 모습에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켈리도 마찬가지다. 한 경기 잘 던지면 다음 경기에서 부진한, '퐁당퐁당' 투구를 하던 켈리는 최근 3경기 연속 6이닝 이상 던지면서 4실점 이내로 막아냈다.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8실점했지만, 그 뒤로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은 3.60이다.
보통 선발투수가 3경기 연속 안정세를 보이면 컨디션을 회복했다는 분석을 내린다. 윌슨의 경우 구속이 최고 146㎞ 밖에 나오지 않지만, 제구력과 경기운영은 지난 시즌 모습을 되찾았다는 평가다. 실투가 많던 켈리도 안정된 제구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이닝 이터의 모습을 회복했다.
윌슨은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잘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다. 켈리는 지난 2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3실점하는 호투를 펼쳤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올시즌 네 번째 퀄리티스타트,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올렸다.
물론 두 선수 모두 나란히 14승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린 지난해와 같은 컨디션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필요해 보인다. 연속 안타를 내준다거나 실투를 하다 장타를 얻어맞는 피칭은 지난 시즌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윌슨은 직구 구속을 평균 140㎞대 중반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고, 켈리는 이닝 혹은 경기마다 나타나는 기복을 줄여야 한다.
LG 주변서 최근 '고졸 신인 이민호가 1선발'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LG는 시즌 초반 토종 선발들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고 있지만, 윌슨과 켈리가 완벽하게 살아나지 않고서는 한국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도 이루기 힘들다.
두 선수는 지난 봄 2주간 자가격리 후 뒤늦게 팀 훈련에 참가했다. 4월 8일이 돼서야 몸 만들기를 본격 시작할 수 있었고, 시즌 개막까지 한 달간 불펜피칭 위주로 훈련했다. 실전 감각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즌 첫 등판은 우려했던대로 대량 실점 투구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6월 들어서는 더 이상 무너지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무더위가 본격화되면 붙박이 선발투수들에게 한 차례씩 휴식을 준다는 계획인데, 윌슨과 켈리는 당분간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