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말그대로 원맨쇼였다.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KT 위즈의 3대2 승리를 이끈 것은 강백호의 방망이였다. 1회 투런, 6회 솔로포로 팀의 3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강백호의 맹타 속에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도 7이닝 무실점으로 탄탄한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9회말 롯데가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강백호의 홈런 두 방으로 벌어진 점수차를 좁히기엔 힘이 모자랐다. 이날 승리로 KT는 올 시즌 가장 좋은 주간 승패마진(+4·5승1패)을 기록하며 반격의 불씨를 이어갔다.
두 개의 홈런 모두 똑같은 코스와 구종을 공략했다. 1회말 2사 1루에서 롯데 선발 투수 노경은은 2B 승부에서 몸쪽 낮은 134㎞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었다. 강백호는 이 공을 그대로 걷어올렸고,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만들었다. 6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시 만난 노경은과의 승부에선 2B1S에서 들어온 몸쪽 낮은 138㎞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30m 짜리 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 두 개로 강백호는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강백호는 경기 후 "첫 타석 때는 홈런보다 최근 타석에서 성급한 모습을 보인 것 같아 차분하게 공을 보며 치자는 생각을 했는데, 유리한 카운트로 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며 "두 번째 타석은 2사 후 주자가 없었는데, 감독님이 그런 상황에선 큰 걸 노려도 된다는 말씀을 하셨던 게 기억났다"고 홈런 상황을 복기했다. 이어 "두 자릿수 홈런 달성도 좋지만, 내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지난달 22일 왼쪽 손목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1군 말소됐다. 이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강백호를 4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백호는 "사실 복귀 직후엔 통증이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선수라면 그런 부분도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 받았고, 지금은 100% 몸상태라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다 잘하는 선배들이 많은데 (4번 타자 자리를 맡겨) 놀라긴 했다"며 "감독님은 '차분하게 풀어가라'는 이야기를 하신다.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내가 4번 타자라는 것을 의식하기보다, 우리 팀에 잘 치는 타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타순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솔직히 30홈런 100타점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내가 준비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앞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을 되새겨보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