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끝판대장' 오승환의 한미일 400세이브 달성. 그 뒤에는 허삼영 감독의 사려 깊은 배려가 있었다.
부담감을 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디어에 보직 이동 사실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오승환의 복귀 첫 마무리 등판이 있었던 16일. 8회 우규민이 마운드에 오르자 잠실야구장 모든 미디어 관계자가 놀랐다. 남은 투수 엔트리 상 오승환의 9회 등판이 확실시 되는 상황. 예상하지 못한 그림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미디어 브리핑에서 허 감독은 오승환의 보직 전환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허 감독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을 앞두고 "어제 이 자리에서 브리핑 할 때는 담당 파트로부터 보고를 받은 건 아니었다. 이후 정현욱 코치가 제안을 해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정황을 설명했다.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적절한 시점을 보고 있었다. 경기 전 결정된 순간, 홍보팀을 통해 미디어에 귀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허 감독은 미리 이야기 하지 않았다. 자칫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오승환을 위한 배려였다.
허 감독은 "물론 언질은 있었다. 시기와 타이밍 보고 있었다. 선수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었다"며 "대선수 지만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알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마무리로 첫 등판한 오승환에 대해 "이전 3경기보다 훨씬 좋았다. 텐션, 움직임, 릴리스가 모두 좋아졌고, 계속 좋아질 걸로 보인다"고 긍정 평가했다.
오승환의 가장 큰 장점을 묻는 질문에 허 감독은 "마운드에서 퍼포먼스 아니겠나 싶다. 저 선수가 나오면 무조건 막을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며 "마운드 위에서 늘 침착하고 표정관리도 대단하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