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조진웅가 '사라진 시간'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말했다.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사라진 시간'(정진영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다니필름 제작). 하루 아침에 삶이 송두리째 뒤바뀐 형사 형구 역의 조진웅이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명량', '암살', '끝까지 간다', '독전', '완벽한 타인', '블랙머니' 등의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충무로 대세 배우 조진웅. 매 작품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여온 그가 배우 정진영의 첫 연출작인 '사라진 시간'을 통해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인물의 복잡한 심경 변화를 섬세하고 촘촘하게 그려낸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형구는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시골 마을을 찾은 형사. 마을 주민들을 조사하던 어느 날 아침, 화재 사건이 일어난 집에서 깨어난 그는 까맣게 불탔던 집이 멀쩡하고, 마을 주민들은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는 상황을 마지하게 된다. 집도, 가족도, 직업도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이 사라진 상황을 벗어나 보려 발버둥 치지만 점점 무력해 진다.
이날 조진웅은 하루 아침에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극중 형구의 이야기를 하며 "현실적으로 일이 일어나는 건 있을 수 없지만, 내가 원하는 삶이 A지만 B로 사는 사람들은 지금도 실제로 많지 않나"고 비교해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정진영 감독님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연출이 꿈이었는데, 연출부로 영화에 참여하다가 배우가 펑크나서 연기를 하게 되고 쭉 배우로 살게 되신 케이스인데 그래서 더욱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형구 처럼 남이 보는 나와 내가 생각 하는 나의 괴리감을 느낀 적은 없냐는 질문에 "저 또한 그런 것으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만 내 본질적인 모습과 다른 캐릭터를 맡으면 그 캐릭터의 성정을 배워나가기도 한다. 배우들이 캐릭터를 자기화 시키려고 노력을 하지 않나. 그런 과저에서 캐릭터에 대해 배워가게 된다. '범죄와의 전쟁'과 '뿌리 깊은 나무'를 병해했었는데, '범죄와의 전쟁' 촬영장에 가면 막 자세호 껄렁껄러해지는데 '뿌리 깊은 나무'에 오면 나도 모르게 자세를 가다듬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형구처럼 하루 아침에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다면 어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고 싶냐'고 묻자 조진웅은 "배우가 안되었다면 여행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배우만 아니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배우라는 직업는 쉬운 직업이 아니다. 사실 배우 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이 힘들다. 모든 일을 한 20년 정도 하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제가 연극을 20살 때 시작해서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고 싶은데, 매번 똑같은 과정을 거쳐가고 있는데, 20년을 넘어가다보면 지치게 된다. 그래서 저는 한가지 일을 오래하는 분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진영 감독이 메가폰을 '사라진 시간'에는 조진웅, 배수빈, 정해균, 신동미, 이선빈 등이 출연한다. 오는 18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