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LG 트윈스가 '페게로 스캔들'에 휘말렸다. '원하는 팀이 있다면 페게로를 풀어주겠다' 합의했지만, 막상 키움 히어로즈와의 계약이 임박하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키움-LG 두 구단의 사전 교감은 없었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내야수 테일러 모터가 웨이버공시된 이래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외국인 선수 영입시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도 고려해야하는 상황. 키움의 행보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LG에서 활약한 페게로를 점찍었지만, LG 측이 사전 약속과 달리 이를 풀어주지 않아 무산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자칫 LG 측이 키움 측과의 합의를 뒤집은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취재 결과 양 측의 사전 합의는 없었다. 페게로 영입 문의 자체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적도 없다.
먼저 키움 관계자는 "모터를 방출한 뒤 페게로의 에이전트가 먼저 접촉해왔다. 구체적인 협상은 하지 않았다. 페게로와 LG 양측이 보류권 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에 논의할 문제라고 판단했다"는 것. 페게로 관련 LG와 키움의 교감은 없었다. 하물며 '페게로의 보류권을 풀어주겠다' 등의 약속은 더더욱 없었다는 것. 페게로의 보류권 문제는 전적으로 페게로와 LG 사이의 문제라는 게 키움의 입장이다.
LG 측도 "페게로와 키움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차명석 단장이 지난해 페게로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보류권을 풀어주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과는 상황이 바뀌었다. 대체 외국인 선수의 검증이나 영입이 어려워졌다. 라모스도 허리 통증으로 결장중이다. 우리로선 안전장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모터는 코로나19 와중에도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방출된 외국인 선수다. 올시즌 1군에서 타율 1할1푼4리(35타수 4안타)에 그친데다, 여자친구와 관련된 불필요한 트러블까지 있었다. 예상과 달리 수비에서도 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고, 키움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페게로는 지난해 대체외국인 선수로 LG에 합류한 뒤 52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할8푼6리, OPS 0.804, 홈런 44타점의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