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10년 만에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년 사이 전국의 저가 아파트값은 250만원가량 하락한 반면 고가 아파트값은 1억원 넘게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의 5분위 배율은 7.36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8월(7.40)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을 의미하는데. 그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조사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은 7억988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억520만원이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은 1억8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7만원 하락했다.
저가 아파트값이 2.2% 떨어진 사이 고가 아파트값은 15.2%나 오른 셈이다.
2년 전 집계와 비교하면 저가 아파트(1분위)값이 7.7%(907만원) 내리는 동안 고가 아파트(5분위) 값은 무려 28.0%(1억7453만원) 올라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이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4.53으로, 1년 전(4.47)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에 그쳤다.
5분위 배율로만 보면 큰 차이는 없지만, 평균 가격으로 보면 고가와 저가 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 극심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하위 20%(1분위) 평균가격은 3억9776만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2.4%(4392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5분위 평균가격은 무려 18억320만원에 달해 1년 사이 약 10.2%(1억6713만원) 상승했다. 이들의 오름폭은 비슷하지만 상승가격으로 보면 약 3.8배에 이른다.
이에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주거 양극화가 더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