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그리 빠른 공으로도 세이브를 척척 챙기는 모습은 분명 의문점을 갖게 한다. 빠른 공 투수들이 세이브 투수로 자리를 잡는 최근의 추세에서 문경찬의 성공 사례는 시사점을 갖게 한다.
지난해 부상한 김윤동을 대신한 대체 마무리가 될 때만해도 이렇게 성공할 줄은 몰랐다. 지난해 무려 1승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로 팀의 뒷문을 확실히 막았다. 올시즌엔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갈수록 지난해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세이브를 빠르게 챙기고 있다. 지난 1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는 2-1로 1점차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6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6번의 세이브 기회를 한번도 놓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140㎞ 초반의 직구로도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스스로 밝힌 그의 호투의 비결은 자신감이었다. "2018년에 추격조를 할 때 당시 서재응 코치님이 불펜 코치를 하셨는데 그때부터 코치님께서 나의 자점은 직구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거 믿고 하다보니 결과가 좋게 나오더라"면서 "경기 끝나고 다시 보면 실투도 많은데 망설임없이 던져서 결과가 좋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뭔가 스스로 불안하면 결가가 안좋을 때가 많았다"는 문경찬은 "멘탈적으로 신경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매 경기 좋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는 없다. 분명 연습 피칭을 할 때 좋을 때의 느낌이 아닐 때도 있다는 문경찬은 "안좋을 때 스스로 최면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못칠거다' 그러면서 나간다"라고 했다.
초반 부진은 준비 부족임을 인정했다. 문경찬은 "작년에 처음으로 풀타임 출전을 했는데 올해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 그나마 개막이 늦춰져서 다행이었다. 초반까지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는데 지금은 많이 잡혔다"라고 했다.
마무리 2년차. 분명 더 좋아지려고 생각을 하지만 다른 선수들을 무작정 따라하려 하지 않는다. 어느 덧 자신만의 스타일을 알고 그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2018년만해도 잘 던지는 투수를 많이 보고 배우려고 했다"는 문경찬은 "작년과 올해는 내 스타일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것만 생각하고 나만의 스타일이 있으니까 그걸 확실하게 하는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마무리가 이겨야할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부담감이다. 중간계투 때 좋은 피칭을 하다가 마무리로 가면 부진하는 경우는 정신적인 중압감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문경찬 역시 그런 어려움을 극복했다. 문경찬은 "부담감이 처음에는 있었지만 서재응 코치님 등 모두가 믿어주셔서 지금은 크게 부담되지는 않는다"며 "내가 스스로 불안할 때가 있었는데 서 코치님이 '너도 마무리니까 자신있게 하라'고 하셔서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라고 했다.
남이 아닌 자신의 것을 찾으려는 노력. 자신을 믿고 던지는 피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문경찬의 마무리 2년차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