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이 비거리 측정 불가 장외 홈런을 터뜨렸다.
로맥은 9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2회초 솔로포를 장외로 쏘아올렸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로맥은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볼카운트 원볼에서 2구째 143㎞ 직구가 몸쪽에서 한복판으로 살짝 몰리자 그대로 끌어당겨 왼쪽 펜스 뒤 관중석 너머로 날려보냈다.
타구는 파울 폴 위쪽으로 날아 야구장 바깥으로 사라졌다. LG측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있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TV 리플레이 화면상 카메라조차 타구의 방향과 낙하 지점을 포착하지 못했다. 잠실구장에 설치된 트랙맨 추적도 타구가 장외로 넘어가는 바람에 정확한 비거리를 산출하지 못했다.
로맥이 홈런을 터뜨린 건 지난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3일 만이다. 당시에도 로맥은 삼성 선발 최채흥을 상대로 3회말 좌월 장외 3점 아치를 그렸다. 시즌 초 로맥의 타격감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나, 홈런 비거리는 탁월하다. 지난달 14일 LG 타일러 윌슨으로 친 시즌 첫 홈런 비거리는 135m였고,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친 솔로홈런은 130m였다.
로맥이 잠실서 장외홈런을 때린 것은 생애 두 번째다. 2018년 10월 11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 장민익을 상대로 좌월 140m 장외 아치를 그린 바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잠실구장 최초의 장외홈런은 2000년 5월 4일 두산 베어스 김동주가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에밀리아노 기론을 상대로 날린 당시 홈런 타구는 야구장 밖 지하철역 입구 근처에 떨어졌고, 공식 비거리는 150m로 발표됐다. 이어 며칠 뒤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이 새겨진 기념동판이 바닥에 깔렸다.
이후 로맥이 2018년 2호를 날린데 이어 1년 8개월 만에 3호 잠실 장외 아치를 그렸다. 홈런이 나온 2회초 기자실에 배포된 그래픽 자료상 비거리란에는 '장외홈런'이라는 표기만 있을 뿐 비거리는 표기되지 않았다. 이날 잠실경기 기록원은 5회가 종료된 뒤 클리닝타임에 심판진과 타구의 방향과 낙하지점에 관한 의견을 나눴지만, 결국 '측정 불가'로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KBO리그 역사상 홈런 비거리가 측정 불가 판정을 받은 건 매우 이례적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