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변화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5월 한 달 일정을 마무리한 롯데 자이언츠가 본격적인 순위 싸움을 펼친다. 23경기서 11승13패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했지만, 중위권을 형성하면서 반등의 실마리를 남겼다. 6월 한 달간 얻게 되는 성적이 올 시즌 롯데의 행보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허문회 감독의 결정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가 공언했던 '30경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허 감독은 초반 30경기를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색깔도 파악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시즌 전 구상했던 팀 운영과 실제 플레이를 통해 드러나는 선수들의 활약, 그 영향을 맞추는 시간으로 정한 것이다.
실제로 허 감독이 변화를 시도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연패 시기에도 엔트리 변화 없이 전진했던 허 감독의 고집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허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일정 시간이 흐른 뒤 투수-야수진 로테이션을 통해 답을 찾아 나아가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스프링캠프, 청백전 시기 중용됐던 자원들이 2군에서 꾸준하게 몸을 만들어 온 부분을 고려하면, 시선은 변화 쪽에 좀 더 쏠린다.
팀 운영 기조와도 맞물린다. 롯데는 올 시즌을 '밑바닥 다지기'로 공언했다. 지난해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드러났던 문제점을 수정하고, 2021시즌 5강 진입을 목표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5강권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뎁스 강화,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라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허 감독은 남은 6경기 동안 어떤 부분에 주목할까.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안방이다. 허 감독은 마운드 안정과 수비 강화를 위해 수비 지표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정보근-김준태 체제로 안방을 꾸렸다. 정보근은 수비, 김준태는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각각 타격-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반쪽 활약'에 그쳤다. 2군에 머물고 있는 지성준은 여전히 허 감독이 원하는 지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허 감독의 셈법은 복잡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내야에선 1루와 3루를 주목해 볼 만하다. 지명 타자와 1루수를 번갈아 맡았던 정 훈은 복귀를 앞두고 있다. 한동희가 1, 3루를 오가는 가운데 2, 3루와 유격수 자리까지 커버 가능한 신본기는 타격감을 쉽게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동한 역시 청백전 당시에 비해선 여러모로 활약이 떨어진다. 최근 2군에서 3할대 중반 타율을 기록 중인 신용수 오윤석, 지난해부터 꾸준히 3루수 실험을 펼쳤던 김민수 등 대기 자원들의 존재를 고려할 때 내야 구성 변화를 노려볼 만하다. 허 일, 추재현이 백업 자원으로 포진한 외야는 시즌 개막 전 사생활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고승민이 1군에서도 정신적으로 단단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변수다.
마운드는 불펜 쪽에 시선이 맞춰진다. 선발진은 아드리안 샘슨이 가세하면서 댄 스트레일리-박세웅-서준원-노경은으로 이어지는 5선발 체제가 굳어졌다. 불펜은 5월 평균자책점이 전체 10팀 중 LG 트윈스(3.53)에 이은 2위(4.93)지만,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제외하면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점이 관건. 2군에서 호투 중인 신인 최준용이나 윤성빈, 정태승 등 대기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다.
롯데는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7일 사직 KT 위즈전까지 6경기를 치른다. 이 기간을 거친 뒤 허 감독과 롯데는 과연 어떤 답을 내놓을까.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